브로콜리 테스트

<요양원 일기>

by 마음 자서전

별식(別食)을 좋아하는 어르신

요양원에는 식단표가 있다. 영양사가 어르신들에게 알맞은 영양가 등을 계산하여 만든다. 여기 음식을 먹다가 보면 바깥음식을 먹고 싶어지나 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밑반찬을 가져다 먹기도 한다. 과자, 사탕 등을 좋아하는 어르신도 있다. 외식을 좋아하는 어르신도 있다. 용재어르신은 다른 어르신들보다 외식을 좋아한다. 밖으로 나가서 외식을 할 수 없으니까, 배달을 시켜다 먹는다. 배달하는 음식은 통닭, 족발, 보쌈이다. 음식은 혼자 먹으면 맛이 없는지 요양보호사들에게 같이 먹자고 한다. 주간근무를 하는 요양보호사들도 오후 3~4시가 되면 시장기가 있다. 어르신은 빨리 먹지도 많이 먹지도 못한다. 그런데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별식을 주문해서 먹는다. 문제는 이렇게 먹은 다음이다.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4~5번은 설사를 한다.

본인도 그런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한다는 걸 안다. 그래도 별식 먹기를 멈추지 않는다.

“어르신 이런 거 먹지 마세요? 요양원에서 나오는 음식만 드셔요!”

하면 “알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말뿐이다.

왜 그럴까? 왜 어르신은 설사가 나오는 줄 알면서도 그렇게 음식을 먹을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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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식이 댕긴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어떤 스트레스가 있을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부 교수인 김범수가 쓴 《감정의 온도》에는 ‘브로콜리 테스트’이라는 게 나온다. 배가 고플 때 브로콜리를 먹고 싶은 마음이 들면 진짜 허기이다. 배가 고프지만 브로콜리는 먹고 싶지 않다면 감정적 허기이다.

이 어르신은 진짜 허기가 아니라 감정적 허기인 것 같다. 현대인들은 크고 작게 감정적으로 감정적 허기가 있다. 그럴 때는 ‘자신의 몸을 두드려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라‘고 말한다.

EFT Emotional Freedom Techniques 창시자인 미국의 게리 크레이그 박사는 신체의 특정 부위를 마찰, 두드림, 안마를 하여 부정 기억과 감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기법이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몸에 몇몇 부위에 압력을 두드림으로 몸의 기(氣)가 원활해진다고 한다. 나쁜 기억이나 느낌이 올 때도 이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스트레스를 없애는 방법으로 하루에 좋았던 기억 세 가지를 기억하는 것도 좋다. 작년까지만 해도 감사 일기를 썼었다. 다시 감사 일기를 쓰면서 나에게 남아 있는 스트레스를 털어버려야 겠다. 나 역시 먹지 않아도 되는 음식을 먹고 후회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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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밤 사이에 설사를 네 번하는 어르신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요양보호사에게 미안한 마음인지 기저귀를 갈 때마다 “고마워요.”라고 말한다. ‘요양급여 제공 기록지’에 보니 주간에도 한번 설사를 했다. 어르신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안마, 말동무, 칭찬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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