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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Jul 13. 2015

[연애칼럼] 섹스비디오를 찍을 때 고려해야하는 것

      


전제

꼰대질할 생각은 없다.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행해지는 일은 모두 개개인간에 벌어지는 것이고, 이것에 대해 제3자가 평가질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연애를 할 때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선 각자가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상대의 동의를 얻었다면 섹스비디오를 찍건말건 그것은 당신의 자유다' 라는 전제를 깔면서 시작하고자 한다. 상대방의 동의를 얻었다면 뭔 짓을 하건 당신의 자유다. 정말이다. 하지만 당신이 연인과 섹스비디오를 촬영하기 전에 당신이 고려해야할 것들이 있다, 그러니 이 글을 꼭 읽으시라.


여기서 말하는 섹스비디오는 포르노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그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이 자신의 성행위를 담은 것을 섹스비디오로 칭하기로한다. 주로 연인들이 이런 섹스비디오를 만든다.



섹스비디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가

섹스비디오의 종류는 두가지다. 상대 몰래 찍는 것쌍방이 합의하에 찍는 것. 하나씩 살펴보자.



상대 몰래 촬영하는 경우

상대에게 동영상 촬영을 할 거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몰래 성행위를 촬영하는 경우다. 이것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알겠지만 범죄이며 따라서 처벌도 가능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될까? 연인들이 섹스를 하는 장소는 정해져있는 경우가 많다. 모든 범죄는 익숙한 장소에서 일어난다. 도둑질을 하려면 도둑질할 집의 보안수준을 알고 있어야한다. 내가 지금 설명하고자 하는 범죄도 아마 마찬가지일게다.


성행위를 촬영하려면 촬영을 할 카메라가 필요하며, 그 카메라를 둘 장소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카메라가 효과적으로 감춰져야할 것이다. 연인에게 들키면 안되기 때문이다(물론 이미 이런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부터 연인을 연인으로 여기고 있지 않다는 것이지만 편의상 연인으로 표현하도록 하자).


준비물과 장소가 갖춰지면, 이제 카메라를 배치해야한다. 하지만 연인이 보고있는데 카메라를 아무 곳에나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범죄자는 언제 카메라를 놓을까? 연인이 씻을 때다. 연인이 모텔 등에서 씻으러 들어갈 때 범죄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 카메라를 심는다.



쌍방이 합의하고 찍는 경우

남자나 여자가 섹스를 하기 전에 연인에게 섹스비디오를 찍자고 제의한다. 혹은 섹스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며 촬영한다. 이때 연인이 오케이하면 촬영이 시작되거나 계속된다. 남자가 휴대폰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켜놓은 상태에서 여자의 몸을 찍기도하고, 후배위를 할 때 여자쪽에서 휴대폰의 전면카메라를 켜고 촬영을 하기도 한다.


유출되는 섹스비디오들

상대가 몰래 찍는 경우,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부디 이런 쓰레기가 되지 말며, 이런 쓰레기를 만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쓰레기들의 존재를 인지는 하고 있었으면 한다. 당신이 클럽이나 나이트에 가서 술에 정신을 빼았겼고, 처음보는 상대와 원나잇을 한다면 이런 몰카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쌍방이 합의해서 찍은 경우, 섹스비디오는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만들어진다. '나중에 너를 보고 싶을 때 가지고 있고 싶어서 그래'라는 말도 달라붙는다. 뭐 그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 사랑은 생명이 다하면 분노로 변하기도 하고, 슬픔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랑이 분노가될 때 이 섹스비디오는 분노를 실행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당신이 당신의 연인의 요구에 부응해서 섹스비디오 찍는 것을 허용한다면, 그리고 당신의 나체가 데이터가 된다면, 이는 인터넷에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섹스비디오를 찍을거라면, 이것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한다. 상대가 돌변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져야한다. 처벌하면 되지 않냐고? 이미 인터넷에서 떠다니고 있는데 처벌해서 뭐하나. 인터넷에서 동영상이 한번 퍼지면 막는 건 불가능하다. 사이버경찰도 못막고 <아이언맨>의 자비스도 못막는다.



음지에서 퍼져나가는 섹스비디오

보통 유명인들의 섹스비디오는 항상 이슈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했던 여가수 두명의 섹스비디오가 유출된 적이 있었다. A라는 가수의 섹스비디오가 유출된 경위를 살펴보자. 일단 그 동영상은 두 남녀 간의 합의하에 찍혔다. 가수 A가 카메라를 향해 브이를 그리고 있는 것에서 그것을 알 수 있다. A는 아마 남자가 그 동영상을 외부에 유출할거란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둘이 (아마도) 이별을 한 뒤에 동영상은 유출되었다. 정확한 경과는 모르겠지만, 남자는 외국 사이트에 해당 영상을 뿌리면서 장사를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가수 B의 섹스비디오도 유출되었다. 이 동영상 역시 남녀간의 합의 하에 찍혔다. B도 A와 마찬가지로 섹스비디오가 외부에 노출될 거라는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유명한 가수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해당 영상을 가수가 유출했다고 보기 어렵다. 남자가 유출한 것이다.


이 두 여가수 외에도 유명인들의 섹스비디오가 유출된 건은 많다. 하지만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두 사건만으로도 섹스비디오를 촬영할 때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일을 설명하는 것은 충분할테니까. 섹스비디오가 유출되지 않는 방법이 있긴하다. 찍고나서 함께 보고 바로 삭제하거나, 아예 찍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섹스비디오를 찍고 쌍방 모두가 동영상을 소유한다? 글쎄, 좋은 전략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선택은 그대들의 몫.



유명인들의 섹스비디오만 유출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의 섹스비디오 유출이 더 많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검색능력이 있다면 일반인들의 섹스비디오가 얼마나 많이 유출되는 지 파악하는 것은 10초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비츠눕이나 킥애스같이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토렌트 사이트에서 '유출'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면 수많은 유출 동영상이 등장한다. 그 영상들은 내가 앞서 설명했듯이 '몰래 찍은 것'들과 '쌍방 합의하에 찍은 것'들이다. 내가 위에서 "씻으러 갈 때 카메라를 배치한다"라고 했는데, 내가 그런 구체적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어떤 영상에선 그런 과정까지 다 촬영이 되기 때문이다.


또 어떤 영상은 섹스비디오 앞뒤에 여성의 사진을 편집해서 넣기도 한다. 딱봐도 여성에 대한 분노가 왜곡된 방식으로 표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니면 영상과 개인적인 사진들을 압축하고 파일들이 유포되기도 한다. 동영상에 얼굴이 안나오더라도, 사진과 함께 '이 여자가 그 여자에요'라는 식으로 설명을 하는 게다.



동영상 유출을 막으면서 섹스비디오를 촬영하는 방법

세상엔 다양한 취향들이 있다. 온갖 취향들이 있다. 연인과의 섹스하는 것을 보면서 흥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이들은 섹스비디오를 찍고 싶어할 게다. 동영상 유출을 막으면서 섹스비디오를 촬영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선 한 섹스칼럼니스트의 지혜를 빌려와도 좋을 것 같다. 그녀는 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연인과 섹스비디오를 찍은 뒤에 연인과 함께 그것을 보고 그 뒤에 동영상을 바로 삭제한다"


여기에 덧붙일 게 있다. 아이폰으로 촬영을 하고 삭제를 했다면, '최근 삭제한 항목'에 동영상이 남는다. 그러므로 아이폰으로 촬영을 했다면 '카메라 툴'에서 사진을 한번 삭제한 뒤에 '최근 삭제한 항목'에서 한번 더 삭제를 해야한다. 카메라의 사진이 자동으로 클라우드와 동기화가 될 수도 있으니 아이클라우드도 확인해야할 것이고, 구글의 사진동기화도 확인해야될 것이다. 안드로이드는 안 쓴지가 오래되서 잘 모르겠으니 패스.


(업데이트 2015.05.19) 폰에서 동영상을 지운다고 해도, 그 데이터는 나중에 복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당신이 중고로 폰을 판매해서 그 폰이 엄한 주인에게 가면 데이터 복구로 동영상이 살아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폰으로는 찍지 않기를 바라며, 만약 찍는다면 해당 폰은 판매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캠코더로 찍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경우에도 메모리를 중고로 팔아선 안되겠지.


마치며

글 앞에선 꼰대질 안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안찍는 걸 추천한다.

상대가 동영상을 찍자고 하면 "좆까"를 외치시라.


그리고 동영상은 찍자고 하는 자여, 유출안할거라 외치는 스스로를 너무 믿지말라.

그대가 연인에게 매정하게 차이면 그대가 어떤 괴물이 될 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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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 박현우
헬조선 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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