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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Jul 06. 2017

[연애칼럼] 무작정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


앞 뒤 가리지 않고 일단 달리고 보는 종류의 사랑이 낭만적인 무엇으로서 찬양받기도 하지만, 또 한측에선 그런 종류의 사랑을 무모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참고로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첫 눈에 반하는 사랑 같은 건 그다지 믿지 않고 오히려 그런 식의 사랑을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보기에 이르렀다. 어쩌면 무작정 지르고 보는 사랑의 방식을 채택할 용기가 없어서 방어기제가 튀어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인생을 구원해줄 거라 생각하면서 파트너를 찾는 자는 건강한 정신을 가지지 않은 자인데, 그런 자일 수록 쉽게 사랑에 빠지고 온 몸을 던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나는 사람은 결코 나의 짝이 될 수 없기에 순식간에 헤어지기 마련이고, 설사 그렇게 만난 사람이 우연히 영원의 짝이 된다해도 그건 우연일 뿐이다. 우린 우리와 맞는 사람을 만나야한다. 그렇게해서 만나도 힘든 게 연애고 사랑인데 시작이라도 좋아야하지 않겠나.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기로 결정할 때 더 나아가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결정할 때 마법같은 일이 일어난다. 결정한 이후부터 괜찮치 않은 것이 괜찮아보이고, 단점이 장점으로 보이고, 설령 그것이 장점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어찌됐건 끌고안고가려고 자기 최면을 걸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외롭다는 이유로-누군가 좋아할 대상이 있으면 좋겠다는 나이브한 발상으로 상대에 대한 마음을 무작정 결정짓는 것은 자제해야한다. 상대에 대해 마음을 결정짓는 것은 굉장히 사소한 일처럼 여겨지고 쉽게 '취소'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습득해야한다. 나와 맞는 사람인지, 그렇지 않은 사람인지에 대략적인 예상치를 통해 사귈 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애가 시작되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에 더 면밀히 알게 된다면 관계는 더 깊어질 것이다. 그리고 상대를 알아가면서 '나'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다. '나'가 이런 걸 좋아하는 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좋아한다던가 '나'가 알고보니 어떤 걸 싫어한다는 식의 데이터가 축적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 대해 알아가게되면 '나와 맞는 상대'에 대해서 공부를 할 수도 있게 된다.


상대가 '나'에게 맞는 사람인지 파악한다는 건 그가 좋은 사람인지 파악한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다. 누가봐도 나쁜 새끼가 나에게 딱 맞는 사람일 수도 있고,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통하지만 정작 연애엔 꽝이고 '나'와는 상극일 수도 있다. 사회적 평가는 그저 여러 변수 중 하나일 뿐이다. 사회적 평가가 낮은 사람이라고 해도 개인적인 관계에서는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역시나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답게 타인 눈치 따위는 보지 않는 자의식 과잉의 망나니일 수도 있다. 평판이 좋은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니, 무작정 돌진하지 말 것. 급해지지 말 것, 관찰하고 또 관찰할 것, 스스로를 돌아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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