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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Feb 25. 2018

나의 고통은 글로 풀어낸다는 것

삶의 애로사항을 풀면서 미지의 누군가들에게서 어떤 도움을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도움을 바랬는지는 스스로도 모르겠다. 미지의 누군가들에게 위로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저 어딘가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나이브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풀어낼 사람이 없으니 글로라도 풀어내지 않을 수가 없기도 했고.


그런데 고통을 풀어낸 글 이후로 내가 받은 피드백(?)은 이렇다. 가장 가까운 이는 "쪽팔리다"라 했고, 안면 튼 누군가는 "우울한 글 쓰신 분."라 했고, 또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내 얼굴에 대고 "우울증 있으시잖아요?"라 했다.


나조차 뭐 어쩌라고 쓴 글인지 모르겠으니 그들이 그렇게 반응하는 것을 비난할 마음은 1도 없지만, 이런 반응이 나올 거란 건 애써 무시했던 것 같다. 애초에 적이 많다보니 그 글을 두고 장난칠 사람들이 많을 거란 건 어림짐작했지만, 내 편(이것도 웃긴 개념이지)일거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할 거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 나이브했던 거지. 사람을 너무 믿기도 했던 거고.  


이해는 간다. 나 역시 우울한 사람보다는 발고 경쾌한 사람을 더 좋아라하니까. 그런 현실을 무시하고 나는 굳이 '나는 졸라 우울한 사람이요'하고 네가티브 자기PR을 하고 앉았으니 그게 현명한 처사는 아니었다. 그런데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속에서 고름이 터져가고 있으니 내 나름대로는 수술을 해야 됐었거든.


수술은 실패했다. 내 의지에 달린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는 안할 거 같다. 어느모로나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상황만 더 악화시킬 뿐. 뭔지 모를 도움의 손길이 없다는 현실만 재확인할 뿐. 그저 절망만 가속할 뿐. 이 글이 삶의 애로사항을 푸는 마지막 글이 되기를. 꾹 참다보면 빛이 들겠지. #샤덴프로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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