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사다니요?
첫 번째 메뉴 글맛: 달콤한. 통통 튀는.
벌써 서른 밤이 꼬박 지난 일인데도요.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니까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에게 물었지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선물 사달라고 할 거야?"
그 말을 내뱉는 순간 공기는 빠르게 얼어붙었어요.
제각기 다른 공간을 탐험하던 모든 눈동자가 글쎄, 한 곳으로 몰려버렸으니까요.
뒤늦게 아차 싶어 황급히 말아 넣는 제 입술로요.
동심에 반짝이던 눈동자들이요.
일순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촛불처럼 일렁였어요.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왜 사요…?"
나도 으앙 울고 싶었어요.
그치만 혹시 모르잖아요. 안 울고 버텨내면 어른이 몫의 선물이 주어질지!
그리하여 몸만 큰 어른이는 울면 안 돼를 속으로 되뇌면서
제법 어른답게 최대한 목소리를 가다듬었답니다.
그러고는 비장하게 입을 열었지요.
"어머. 몰랐어? 산타 할아버지도 선물 사 오시는 거야. …북극 상점에서!"
다행히 목적지를 잃고 흔들리는 눈동자들을 무사히 정차시키는 데 성공했지요.
다만… 두 배로 확장된 눈동자들의 몸집에서 바람을 빼느라 아주 고생했지만요.
그 후로 북극 상점에는 어떤 신비한 장난감들이 가득한지.
산타 할아버지 전용 썰매와 루돌프 사료는 얼마인지.
북극 상점은 어떻게 갈 수 있는지 등….
동화책 한 편을 뚝딱 만들어내고 나서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어요.
몸은 어른, 마음은 아이인 어른이로서 이제 와 고백하는 건데요.
어른인 척하면서 사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진작 알았더라면,
몸도 어린이일 때 미리 산타클로스 마을로 도망쳐 버렸을 거예요!
아 참, 그런데 말이에요.
산타 할아버지, 저 안 울었는데 제 선물은 언제 배송이 되나요?
이왕이면 배송이 늦은 만큼 값비싼 걸로 부탁드려도 될까요?
'완전한 동심으로 돌아가는 물약' 같은 걸로요.
(음… 너무 비싸다면 '루돌프 썰매 탑승권' 같은 것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