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 말도 못 하쥬.
아침에 핸드폰 사진첩 추억 알림으로 오래전에 찍은 사진이 떴다.
1987년에 인화한 옛 사진.
액자에 담아 고이 보관하던 귀한 사진을 내 핸드폰으로 찍은 지도 몇 년이 되었다.
성당 안 예쁜 꽃밭에 아버지와 작은 누나와 내가 함께 앉아 있다.
아버지와 누나는 웃고 있는데 나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사진 찍는다고 긴장했나?
아님 사진 찍기 직전에 까불다가 혼이 났나?
사진 속 아버지의 나이가 지금 내 나이와 비슷하다.
아버지가 남이 아니라 나로 보인다.
환히 웃으시는 아버지.
늦게 낳았던 셋째 딸 넷째 아들이 당신 눈에 얼마나 이쁘셨을까.
같은 날 오후.
다닌 지 얼마 안 된, 오늘로 나한테 두 번째 침을 맞는 할머니 환자 한 분이 침 맞으며 말하시길
"근데 원장님 진짜 잘생겼다."
어머님들 눈이 후해서 자주 듣는 말이다 보니 나도 반사적으로 나오는 대답이 있다.
"잘생겼쥬? 다른 데 가서 소문 좀 내유. 여기 원장이 잘 생겼다고."
그런데 이어지는 다음 말은 처음 들었다.
"그럼~ 소문 내지~ 아빠 닮아서 애들도 아주 이쁘겠어~"
이상하게 말문이 안 막혔다.
"아유. 그럼유. 말도 못 하쥬."
원장실 돌아와서 계속 생각이 났다.
애들이 있었다면 얼마나 이뻤을까.
아유. 말도 못 하겠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