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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001 - 후회의 재발견

[후회 없는 삶]이라는 말은 충분히 현명한 지향점인가

후회는 매우 높은 지적 활동 끝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매우 그렇습니다.


1. 내가 가질 수 있었던 [과거의 선택지들을 회상]하고
2. 각 선택지를 골랐을 때 [가능했을 결과를 상상]해야하며
3. 그 [가상의 결과들과 현재의 상태를 여러면에서 비교]를 하면


비로소 현재 상태와 현재를 만든 과거의 선택에 대해 '후회'라는 걸 할 수 있게 됩니다. 딱 봐도 간단한 게 아니죠? 그래서 이 후회라는 감정은 4~5세 정도 이후에나 나타난다고 하니 상대의 관점을 획득해야만 가능한 '마음이론(Theory of Mind)'과 비슷한 수준의 발달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근거 좆도 없는 저만의 추론입니다.



(이 주제는 1도 공부해본 적이 없기에 관련 논문을 좀더 읽고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면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드려보겠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아무리 아쉬운 결과라도 나의 능동적 개입이 되지 않는 것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가령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탈락하면 매우 아쉽거나 슬프기까지 할 수도 있지만 직접 뛴 선수가 아닌 이상 그 패배를 '후회'하지는 않지요.



따라서 후회라는 건 나의 능동적 행위가 가능한 분야에 한정해 과거를 반추하고, 가상의 결과를 상상-비교하는 과정을 거치므로 당연히 미래의 선택을 세련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지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후회 없는 삶]이라는 말은 멋있게 들리고 그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는 있지만 엄밀히 말해 '후회 없음'은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지적 존재로서 매우 필수적이고 유용한 툴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후회만 하는 태도는 패배주의와 연결되지만 [무엇을 후회]하는지는 사실 우리가 '다음 기회'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자 하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시그널일 수도 있고요.




http://iryan.kr/t7dszgmny7


얼마 전 현재 회사로부터 새로운 포지션을 제안 받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물론 새로운 곳으로 이직을 위해 그 제안은 거절하게 되었지만요. 그때 그분들을 기다리며 마침 제가 읽고 있던 책이 바로 이 <후회의 재발견>이었습니다


덕분에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려야겠다]는 다소 모호한 다짐보다는 과거 저의 후회 사례들을 뒤져 제가 가장 후회하는 패턴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하지 않았던 것, 가지 않았던 길에 주로 후회했고 제때 손절하지 못한 많은 관계에 대해서도 후회해 왔습니다.




후회하지 않을 결정이란 건 없고, 후회하지 않음이 결코 충실한 삶의 방증이나 혹은 건강한 지향점도 아니라는 생각에 제 결정에 조금 더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현재 무엇을 가장 후회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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