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 세컨드샷부터 빛나는 나를 칭찬하며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오늘은 스스로를 칭찬하는 날이다.

평소라면 타인의 장점을 찾아내어 칭찬하는 데 익숙했지만
정작 내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일에는 서툴렀다.
그러나 이번 2박 3일의 파크골프 캠프는
그 생각을 바꿔놓았다.


사실 나는 골프와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다.
오래전 선배가 “앞으로 골프는 필수야”라고 말했을 때도
그건 내 세상 바깥의 이야기였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시간도 여건도 맞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며 골프는 생활 스포츠가 되었고,
남편의 권유로 파크골프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다.

설렘은 없었다.
다만, 남편의 제안을 외면하기 싫어
바쁜 일정 속에서 시간을 내보았다.


캠프 참가자 대부분은 경험자였다.
나는 완전 초보였다.
어설프게 골프채를 잡고,
공을 엉뚱한 방향으로 날리며 웃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조금씩 몸이 기억하기 시작했다.


코치는 말했다.
“보통 첫 티샷은 잘하지만 두 번째 샷에서 흔들리는데,
당신은 반대네요. 세컨드샷부터 안정적이에요.”

그 말에 웃음이 났다.

그날 이후 내 별명은 ‘세컨드’가 되었다.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대학 시절 이야기까지 꺼냈다.
“처음엔 어리숙했지만 결국 해냈잖아.”
그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래, 나는 늘 느리지만 끝까지 가는 사람이다.


산을 오를 때도, 글을 쓸 때도,
인생의 많은 순간이 그랬다.


이번 캠프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나의 태도는 ‘몰입’이다.
평소 같으면 다른 일과 병행했겠지만,
이번엔 욕심을 내려놓고 오롯이 그 시간에 집중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웃고, 배웠다.
시니어들의 활기찬 모습 속에서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졌다.

‘그래, 나도 저렇게 살아가면 되겠구나.’

오늘 아침, 피곤했지만 일어나 스트레칭을 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게으름보다 나를 택한 선택이었다.


업무 중에도 나는 나를 칭찬하고 싶다.
흥분한 사람의 마음을 다독이고
후배의 어려움을 들어주며
새로운 길로 떠나는 후배에게
밥과 커피를 사주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그 작은 행동들이 하루를 따뜻하게 채웠다.

오늘 나는 나에게 조용히 말한다.
“잘했어. 고마워.
넌 첫걸음은 느리지만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야.”

그 말이 오늘의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월,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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