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산티아고#속초#속초사잇길#강릉#해파랑길#강릉 바우길
#길...#길에서..
몇 년 전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가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으로 떠난 산티아고
그 길을 가기 위해 체력 단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관련된 책, 영화 등을 보며 꿈을 꾸었던 나
그동안 살아온 나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위한 언어를 배우며... 그렇게
하지만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알게 되었다.
상상으로 만들어진 길, 설렘으로 떠난 길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끝없이 펼쳐진 길, 따가운 햇살, 그늘 하나 없는 길.. 이런 길을 왜 사람들은 오고 싶어 하는 걸까? 나는 또 왜?
하지만 알게 되었다, 하늘이 너무 맑고 푸르다는 것을..
언제 이렇게 하늘을 맘껏 보았는 가?
언제 또 이렇게 활짝 웃어 보았는 가?..
언제 또 이렇게 울어보았는 가?
길을 가다 힘들 때.. 서로 격려하고 이끌어주던 그 시간..
모든 일정을 마치게 되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성당 앞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던 그 시간...
그때 왜 그랬을까요?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
결국 나는 "나를 찾기 위해서 "라는 명제 하에 떠났지만..
이 순간,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걸.
나는 함께 하는 사람이 최우선 인 사람이란 걸
전 일정을 걷지는 못했지만 건 15일 동안 걸은 나,
운동이라곤 하지 않았던 내가..
이 길을.. 그저 신기하고 신기해하며, 나를 다독이며 츄카하며.. 내년에.. 다음에 꼭 다시 오리라.. 하며 나와 약속하였다.
하지만, 일상은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하였고
그 후, 산티아고에 대한 그리움에 , 길을 걷게 되었다.
퇴근 후 수영천을 걸었고 해파랑길도 도전하고
생각해 보면
무박으로 , 밤 새 걷는 길, 신라의 달밤 참가하겠다는 무모함이 어디서 나왔을까?
그땐 여러 가지로 몸 상태도 안 좋았는데...
그때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던 것도 생각해 보면
그때도 사람이었다..
밴드 리더와 회원들
온라인상에서 인사는 했지만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편하게 느껴지던..
테이핑을 안 했다고 하니, 아무런 거리낌 없이 테이핑도 손수 해주고... 먼저 간 일행은 구간구간마다 연락하며... 응원해 주고, 빠른 걸음임에도 처음 참가하는 이를 위해 발맞추어주고, 처음 밤새 길을 걸어서인지?
불국사 앞 도로에서 절로 눈이 감기던... 그때.. 손 내밀어 주던 친구들..
이 모든 건, 다른 대회서 받은 감사의 마음을 되돌려주려는 맘이었음을 이제 알게 되었다. 그들도 받은 맘을 베풀어주었음을..
이제 조금만... 조금만 하던.. 시간, 포항의 유쾌한 팀들이 또 나를 이끌어주고... 그렇게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완보하게 되었다.
그 후, 여러 길에서 인연, 격려...
나도 언젠가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며
해파랑길 1차 하고 2차 도전하지 않을 거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했던 나,
하지만 옥스팜을 계기로 전지훈련 중, 해파랑길을 다시 걷게 되었고 그때 알게 된 속초 사잇길..
이번 여행에서 걷게 되었다.
이 길을 통해 해파랑길 걸으며 그냥 지나쳤던 도시, 속초를 좀 더 더 찬찬히 보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내 걸은 걸음에 지도를 그리지는 못한다. 나는 그저 걸으면서 마주하게 되는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가 내 맘을 이끌고 있으므로
이번 시간을 통해 속초라는 도시를 좀 더 느낀 시간..
이 사실이 나에게는 더 중요함으로..
강릉 울트라 바우길 참가를 위해 , 강릉으로 바로 가려다
해파랑길 남진을 하게 되었다,
양양에서 강릉까지..
지난해, 해파랑 빨간 표시만 보고 걸었던 내가
이번에는 파란색을 보며 걷는다.
낯설기만 하던... 하지만 이내 알게 되었다.
바다와 나무, 숲, 길을 보며.. 내가 언제 웃었고 울었는지.
38선 휴게소에서 혼자 셀카를 하고 있노라니.
내 모습이 애처로웠는지?... 모토 사이클을 타고 오시던
중후한 남성분이 내려서 인증숏을 해주시던.., 감사하다..
하지만 난 여전히 여행 중에 셀카놀이를 즐긴다.
주문진 등대에서, 우연히 일출을 보며~
그 감동에 눈물짓던 그 시간들... 커피와..
그때는 하늘도 바다도 너무 평온했는데..
이번 걸음에서는 하늘은 구름으로, 바다는 태풍을 예고해서일까?.. 거친 파도들... 그때 강릉 울트라 길 연기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후 내 감정과 몸은 무겁기만 하다는 걸...
다시 가야 하는 걸까? 어떻게 받은 휴가인데..
그냥 해파랑길 계속 남진해?라는 갈등...
내 안의 나와 열심히 싸우고..
내가 내린 결론.... 그래 강릉으로...!!!
혼자라고 생각하고 향한 숙소에서 ,
연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포기했다가.. 너무 아쉬워 왔다는 여성 3인방...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들은 오래된 친구, 동생이라는..
그들이 부러웠다.
소녀 같은 맘과 외모로 내 또래라 생각했지만
지난해 퇴직한 분들,. 60대 란다.. 세상에나.
나도 이들처럼... 될까?.., 자유롭게.. 삶에 도전을 하며
하루 더 묶고 가려다가 계속.. 연기되고..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길을 사랑하는 ,,
아니 길과의 사랑에 빠진 사람들.. 그래서일까?
4명의 용사라 생각하고 대중교통 이용하려 했던 우리에게 귀인이 나타났고 아름다운 강릉 바우길 1~3코스까지 걷게 되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우연히 만난 아름다운 여성.
나중에 알게 된 사실, 방송 작가란다..
하루의 시간들을 정리한 글을 보게 된 그녀가~혼자 보기 아깝다며 글을 써보라고 한다...
#하지만 난 글을 쓰는 것에는 망설여졌다.
마치 너무나 소중했던 시간, 사랑은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처럼... 그저, 아름다운 글을 보며 감동하고 내 발걸음에 감사하며 살고 싶다.
생각해 보면..
속초 사잇길을 걸으며 내가 느낀 감정과 나와의 약속들을
지켜가기 위함인걸 알게 되었다.
해파랑 길 도전, 완주라는 목표보다는 그 시간을
나는 사랑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나와의 약속..
해파랑길을 걷게 되면, 만나게 되는 도시들을 좀 더 느끼며 걸으려고 한다.
내 책상 위에 어느새 쌓여있는 도보 수첩과 인증서...
완주했던 해파랑길, 갈맷길, 지리산 둘레길, 물소리길, 평화누리길, 이제 속초 사잇길이 추가되고
앞으로 가고자 하는 백의종군 이순신길 등..
나만의 공간에는 어느새 완주증과 완주 물품 등으로 채워졌다. 일 년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
6월 이후, 참 많이도 걸었구나... 란 생각이 든다.
무엇이 내 발길을 이리도 이끌었는지?..
무엇이 내 맘을 이렇게..
이제, 한동안은 길 떠나는 걸... 멈추어야 할 것 같다.
내 안의 내가 이제 너답게 살라고 한다.
잘 이겨냈다고..
길을 사랑하고 사랑에 빠져.. 길을 떠났지만.
그동안 나의 눈길과 손길을 기다리는 책과 그림들..
이제 좀 더 그들에게 다가가야겠다.
#방안의 촛불을 끄면 달빛이 가득 찬다
-타고르-
길을 걸어도 이제는 도전보다는 즐김으로
길을 가다 비를 만나면 급하게 가기보다 쉬어가는 여유,
길에서 얻은 소중한 시간과 내 걷는 발걸음에 감사하며..
길에서 만난 귀한 시간은
그저 지금의 나를 찾기 위한 시간,
과정이었다고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