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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재 Jun 04. 2023

LG의 다음 먹거리로 Office를 제안합니다.

먹기 싫으면 말고. 


모바일 사업을 포기한 LG전자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분명히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모인 부서가 모바일 사업 부서였을거고. 그 훌륭한 사람들을 통째로 다른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결정은 상상을 초월 할 정도로 가혹하고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결정을 지지하는 편인데, 이미 몇년간 승부를 봤지만, 현재의 환경과 인력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면, 그 매몰비용과 현실적인 많은 직원들의 고통을 감내하고서라도, 바꾸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외부에 있으니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는거겠지. 


하지만 "손"이 아닌, "집"이라는 플랫폼에서의 LG는 꽤 훌륭한 플레이어다. 백색가전은 LG. 라는 말이 괜히 나온건 아니니 말이다. 예상컨데, 그래서 그 훌륭한 인력들은 아마도 신사업을 만들어내는 곳. 또는 집이라는 플랫폼을 확장할 수 있는 부서들로 대거 이동하여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보자고 으쌰으쌰하고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LG가 다음 먹거리로 먹을 수 있는 시장은 "OFFICE" 아닐까 생각한다. 집과 오피스가 뭐 그리 다른가. 쓰이는 전자제품은 거의 비슷하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있을테다. 하지만 비슷한듯 꽤 다르다. 


집안에서 하나하나 독립된 형태로 존재하던 전자제품을 연결하고 묶기 시작했다. 그게 IOT니까. 이건 이미 빡세게 디벨롭하고 있을테고. 이미 새로 나오는 모든 제품에는 wi-fi 연결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LG전자는 작정하고 달겨들면 세계 오피스 가구 시장 탑티어에 있는 스틸케이스 같은 회사는 금방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있다. 시총도 1조 내외니, 가능하면 사버려서 허먼밀러를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재미난 생각을 해 본다. 


요새 IT 회사의 경쟁은 한 사람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어떤 부분을 차지할거냐- 의 싸움인건데, 놋북은 이미 LG가 나름 차지하고 있지만, "의자"만 생각해 봐도, 하루에 8시간씩 이상 앉아 있어야만 하는 이 가구에서, 챙겨줄 수 있는건 무궁무진하다. 이 사람의 몸무게와 움직임을 분석한 허리건강. 하루에 앉아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른 업무 집중도. 시계가 일어서서 걸으라고 하기 보다, 의자랑 책상이 서서 일하라고 보채는게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지 않을까.


바깥 외기와, 해의 움직임을 분석해서, 일하기 가장 좋은 공기 컨디션을 만들어 줄 수 있고, 에너지도 절약해줄 수 있으며, 한 번 시도해보다 포기했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는 시간에는 공간의 멸균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조명도, 직접조명을 줄거냐, 간접조명을 줄거냐. 조명의 영향을 받은 개인의 모니터 빛은 어느정도로 해야하고, 개인에게 주는 스탠드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이며, 이 모든 것들을 연동시켜서 가장 눈건강에 좋은 빛 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을거다. 저녁이 되어서 전체 조명이 어두워지면, 자연스럽게 스탠드는 빛을 강하게 높이게끔 연동되는거지. 이런게 LG는 기술적으로 하나도 안 어려울텐데, 내가 경험했던 오피스를 만드는 협업 회사들은 이런거 하나 만드는게 상당한 에너지와 녹이 필요하거니와, 한 회사를 위해 이런걸 개발해 줄리도 없다. 


또 이미 네이버에서 시도를 시작했지만, 오피스 공간만큼은 어느정도 제어가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에, 로봇을 가지고 뭔가 해 볼 만한 여지도 많다. 일반 도로에서는 아직 접근하기 어려운 것들도, 오피스 환경은 뭐 센서를 넣는달지, 테이핑을 줄을 긋는달지. 여러모로 로봇을 핸들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쉽다. 


회의실 조명 셋업할때도 골치가 많이 아팠는데, 일반조명 / 프리젠테이션용 조명 / 줌팅용 조명처럼 씬을 구성해서, 회의실에서 쉽게 제어하게 하고 싶지만, 말은 쉬워도, 이게 은근히 개발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이렇게 오피스라는 플랫폼에서는 전자제품을 만드는 감각으로 채워나가야 할 영역이 무궁무진한데, 세계에서 제일 잘한다는 허먼밀러와 스틸케이스도 아직 이런걸 잘 한다기 보다, 가구를 잘 만드는 감각에 가까우니까. 이런걸 LG에서 기가막히게 솔루션 단위로 만들어 내고, 그걸 기존에 있던 전자제품과 싹 다 연결시켜 버리면, 꽤 훌륭한 b2b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까... 라고 희망회로를 돌려본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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