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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드는 생각

우리 모두 건강합시다

by 나의기쁨

며칠 전 야근을 하면서 저녁을 먹었다.


이사님이 어떤 걸 먹을지 의견을 물을 때 많은 동료들이 밥이 아닌 햄버거를 원했고 모 수제 버거집에서 주문을 했다.


슈림프 버거 맛집이라는 말에 대부분 그 메뉴를 시켰고 나도 그랬는데 퇴근하고 한참이 지난 새벽 1시에 배가 너무 아픈 것이다.


이렇게까지 아픈 적이 없던 나는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어지러워서 집에서 하던 잡무를 멈추고 바닥에 누워서 아픈 것이 사라질 때까지 정신줄을 놓지 않고 버텼다.


그때 별별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 죽는 게 아닌가?
아직은 시기가 아닌데?
이제 초등학교 들어간 딸이 어른이 돼서 자기 앞가림할 때까지는 살아야 하는데?


어릴 적부터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없고 때가 되면 아프지 않고 편하게 죽음을 맞는 것이 꿈이었던 나에게는 이 고통이 너무나 아찔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병원에 갔더니 병원에서 하는 말은 특별한 거 없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아니! 선생님 어제 죽을 것처럼 아팠는데요? 이게 맞아요?


저녁에 먹은 것이 체한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약을 처방받고 다시 회사로 출근을 했다.



Patrick Favre Trio - Humanidade (2009년 음반 Humanidade)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동료들과 인사하고 일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인간의 본성일까?


그날 정신줄 놓지 않으려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했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고 다짐했다.


슈림프 버거는 다시는 먹지 않는 걸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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