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했던 생각
어릴 적 동생들과 놀거나 또는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면 꼭 시간 되면 엄마가 찾아오셔서 집에 가서 저녁 먹을 시간이라고 하셨다.
나는 그게 너무 싫었다.
더 놀고 싶은데 왜 자꾸 저녁 먹자고 하시는 건지...
땡깡을 부리는 내 손목을 잡으시고 끌고 가시는 우리 엄마.
친구들에게 급히 인사하고는 끌려가는 나와 동생들.
일요일 아침.
더 자고 싶은데 교회 가자고 자꾸 깨우시는 엄마의 잔소리.
엄마가 없다면 그런 잔소리가 없으니 놀고 싶은데로 놀고 자고 싶은데로 잘 텐데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노느라 너무 피곤한 어느 저녁에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용인 자연 농원으로 놀러 간 우리 가족.
나 혼자 여기저기 다니면서 타고 싶은 거 타면서 놀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 순간 주위에 엄마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리를 쳐봐도 그 많은 사람들 어느 누구도 나의 외침을 들어주지 않고 그저 지나갈 뿐이다.
울고 불고 해도 그저 공허함.
그러다가 어떤 무서운 아저씨가 나를 쫓아오기 시작하고 나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울면서 엄마, 아빠를 외쳐보지만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아저씨만 나를 쫓아왔다.
그러다가 잠이 깼다.
땀에 흠뻑 젖어 있는 나를 보고 놀라시던 엄마는 수건으로 내 몸을 닦아주면서 안아주셨다.
"우리 아들 무서운 꿈 꿨어?"
"응. 가족끼리 놀러 갔는데 엄마, 아빠가 사라졌어."
"엄마, 아빠는 우리 아들 옆에 항상 있어. 걱정하지 말고 자."
그 이후 나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영포티를 지나 2년이 지나면 영피프티가 되지만 지금도 그 순간 나를 안아주신 따뜻한 엄마의 표정은 마치 스냅샷처럼 잊히지 않는다.
오늘 아침 문득 어머니,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자주 연락을 하지 않는 성격이라 전화를 걸었더니 여전히 반갑게 맞아주시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Richard Alan Beirach, 많은 재즈 팬들에게는 Richie Beirach로 알려진 피아니스트의 솔로 음반을 나는 꽤나 좋아한다.
많은 재즈 팬들은 재즈 피아노 솔로 하면 Keith Jarrett을 떠올리겠지만 Richie Beirach나 Paul Bley의 솔로 피아노 음반도 그에 못지않게 멋지다.
요즘 다시 이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솔로 음반을 듣고 있다.
1978년에 발표된 <Hubris>의 첫 곡인 Sunday Song는 그때 오래된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찬송가 느낌도 나기도 하고 어릴 적 교회 가기 싫어서 이불에서 뻐팅기던 모습도 떠오르기도 한다.
원하는 건 아니지만 나이를 먹어가니 오래된 생각들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