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메시지 하나를 발견했다.
“다음에 밥 먹자.”
짧고 평범한 문장이었지만, 그 문자를 보내온 친구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마지막 문자가 이렇게 흔한 말이었다니, 한참 동안 화면을 바라보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 친구와 나는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었다.
서로 바쁜 일상을 살았고, 간혹 안부를 묻다가도 몇 달씩 연락이 끊기곤 했다.
그래도 다시 만나면 어제 본 것처럼 편안했다.
우리 사이에는 설명이 필요 없는 어떤 온기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만났던 날을 떠올린다.
카페 창가에 앉아 오래 묵혀둔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그때도 그랬다.
다음에 꼭 밥 먹자고, 이번엔 내가 산다고, 웃으며 헤어졌다.
그 말이 이렇게 오래 남을 줄, 이렇게 무겁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사람은 늘 마지막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평범함 속에 작별을 숨겨놓고 산다.
마지막 악수, 마지막 인사, 마지막 웃음…
그 순간에는 아무 의미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특별해진다.
그 친구와 나의 마지막 문자도 그렇다.
그 평범함이 오히려 더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 후로 나는 문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짧은 안부라도, 형식적인 말이라도, 그 안에 마음을 담으려 한다.
언제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까.
“다음에 밥 먹자”라는 말도 이제는 가볍게 보내지 않는다.
정말 그 약속을 지킬 마음이 있을 때만 한다.
친구의 마지막 문자를 삭제하지 않았다.
그건 내 휴대폰 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목소리다.
가끔 힘들 때 그 메시지를 꺼내 본다.
그러면 그 친구의 웃음이 떠오르고,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이제는 알 것 같다.
그 문장은 미루는 약속이 아니라, 남겨진 나를 위한 인사였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