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5일, 나는 직장을 잃었다.
그리고 한동안 이래저래 아펐다. 감기를 앓았고 목디스크 판정도 받았다
4월은 그렇게 몸도 마음도 병약한 상태로 지나갔다.
5월은 가정의 달인만큼 바빴고 종종 본가에 가서 엄마아빠 일손을 도왔다.
남동생의 강직성척추염 판정과 시댁에는 준비되지 않는 장례식이 있었다.
갑자기 준비되지 않은 것들이 찾아왔었다. 내가 갑자기 직장을 잃은 것처럼...
자의적으로 계획한 퇴사가 아니였기에 재취업을 위해 면접도 두 번 보았다. 솔직히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둘 다 낙방했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이 되지 않아 슬펐던 그 봄이 생각났다.
똥덩어리 같았던 22살의 봄이였다.
44살, 나는 다시 똥덩어리가 되어 버릴 것 같았다.
아직은 전업주부를 생각해 본적은 없다. 돈 걱정 없는 백수라면 몰라도.
내가 몇년만 더 회사생활을 하면 50대에는 굳이 내가 일을 안해도 될 것 같기는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잘하는 걸 계속 하고 싶었다.
바램데로 인생이 흘러가는 건 아닌데 내 착각때문에 거기서 빠져 나오느냐 힘들었다.
내 초조함이 내 시간들과 내 자신을 덮쳐버렸고, 그 누구도 나를 위로해 주지 못했기에 스스로 극복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마침내 경종이 울렸다.
오늘은 오랫만에 알람소리에 잠을 깼다. 그전에는 7시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먼저 일어나 긴 하루를 바삐 지내기만 했었는데, 오늘은 알람까지 끄고 좀 더 잠을 잤다.
그리고 평소와는 같은 루틴이지만 조금 더 편안한 오전시간을 보냈다.
가득찼던 조급함이 옅어지고 여유로움이 생겨난 것이다.
드디어 피곤한 시간들이 끝나고 지금을 즐길 준비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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