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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는 외줄 타기다

ft.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by 김유난


요즘은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이하, 언슬전)'을 보고있다.



구도원 : 왜 싸웠는데?

김사비 : 이해가 안 되거든요. 말하는 거 행동하는 거 생각하는 거 다요. 이해를 해보려고 대화를 하면 더 이해가 안 돼요. 진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구도원 : 알려줘? 이해하려고 하지 마. 그냥 그런가 보다 해. 이해하려고 하나하나 따져봤자 달라지는 거 하나도 없어. 사람 버릴 수는 있어도 고치지 못하는 거야. 개선의 여지가 없는 일에 감정 상하고 시간 낭비하는 거 결국에 나만 손해잖아. 뭐 하러 그래.

김사비 : 그래도 저는 따져봐야 할 것 같은데요. 고치든 못 고치든 그건 제 할 바가 아니라서요. 그냥 무조건 할 말은 합니다. 피해 본 건 남들 왜 제가 참는 것까지 해야 돼요? 그렇게는 못하죠.

<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


"이해하려고 하지 마"


처음엔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의도와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다. 나랑 다른 거 알겠고, 스스로 그런 태도에 기분이 나빠 하는 것도 인정한다. 근데 그렇다고 매번 불편해하고 나와 다른 사람하고는 인간관계를 일절 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 알아보자라고 생각한 거다. 이해를 하려고 해봤기 때문에 안 하기로 했다. 맞지 않는 사람과는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정도 형식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내 에너지를 뺏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저는 따져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마냥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그럴 땐 감정을 제외한 채 담백하지만 확실하게 의견을 말하면 된다. 내 잘못은 인정하고, 상대에게 느꼈던 불편한 감정을 어른스럽게 전달해야 한다. 어린아이같이 투정 부리듯이 말하거나, 삐지거나 혹은 짜증 내는 등의 행위를 동반하지 않은 채 내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연습이 필요하다.


인간관계를 모든 면이 마음에 드는 사람하고만 할 수는 없다. 내가 상대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부분이 더 많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을 감수하고 그 사람과 인간관계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사랑하는 가족들과도 매일 싸우는데 그 외의 인간관계를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감수해야 현명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면 된다.


인간관계는 마치 외줄 타기 같다. 외줄에 올라탔다고 해서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거나 중심을 잡는 노력을 놓아버리면 바로 떨어진다. 마찬가지로 인간관에서도 모든 상황에서 '그런가 보다'를 해서도 안되고, 모든 걸 따지고 들어서도 안된다. 외줄 타기에서 좌우로 계속 중심을 맞추듯이 인간관계에서도 계속 세심하게 중간을 찾아가야 한다.



내 모든 오감에 유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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