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처럼 정신력을 끌어다 쓰는 중
마치 신용카드처럼 미래의 정신력을 끌어다 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는 인생 전반에 걸쳐 조금씩 꺼내 쓰며 버텨야 할 정신력인데 그중 상당량을 단 몇 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소모하고 있는 듯한 느낌.
분명 나는 성장해 왔다.
예전보다 거절에 익숙해졌고,
상대가 날 오해하더라도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고,
조금 마음이 쓰려도 쓴웃음 한 번으로 넘길 수 있다.
가끔은 적당히 내 주장도 할 수 있게 됐다.
이만큼 달라졌다는 건 분명 성장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성숙해져가는 과정에서 결국에는 마음에 생체기를 누적해가는 느낌이다.
‘이러다 번아웃 오면 어떡하지?’
‘지금 내가 잘 버티고 있는 게 아니고 무너지고 있는 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상태가 가장 많은 것을 해볼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생각도 든다.
스스로를 가장 잘 이해하고, 무엇을 견딜 수 있고, 무엇을 감당할 수 없는지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니까
마음의 민감도가 낮아지면서
도전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졌다는 건,
그만큼 용기도 생겼다는 뜻이 아닐까?
어쩌면 지금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걸 시도해 볼 수 있는 적기일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꺼내 쓰는 정신력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는 않지만, 그 무게가 나를 한 단계 올려주는 에너지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번쯤은 확실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터닝포인트가 필요한데, 지금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중에 어떤 것을 고를지 설레다가도 잘못 선택해서 무의미한 시간들이 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든다.
그래서 요즘 러닝을 자주 한다.
뛰기 시작한 지 한 십분쯤 지나면 독기가 충전되기 시작한다. BPM이 빠른 노래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뭐든 할 수 있다는 기분도 들고,
그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을 자신이 생긴다.
좋은 기분으로 인생의 방향을 정해볼 준비가 된다.
요즘 인생의 좋은 전환점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시기이다.
나 자신과 조금 더 대화를 나눠봐야겠다.
내 모든 오감에 유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