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꽃 피고 열매 맺는 계절은 없다

나다움을 찾는 시간

by Book Challenge CAFE

‘나다움’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뭔가를 탁월하게 잘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냥 나답게 살고 싶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다움은 새로 만들어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이미 드러나고 있는 결에 가깝다.

나는 의미 없는 일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사람도 얕게 많이 아는 것보다
깊이 이해하는 쪽을 택한다.
글을 쓸 때도 정보를 나열하기보다
왜 이게 중요한지, 맥락을 잡고 구조화시키길 좋아한다.
이런 반복되는 선택들이 이미 나를 설명한다.
어쩌면 지금의 시간은 나다움을 찾기보다,

그 결을 더 또렷하게 알아보는 시간에 가깝겠다.


조급하게 새로운 문을 열기보다,
지금 열려 있는 문으로 들어가 충실히 걷기로 한다.
기자는 목적지가 아니라 통로이고,
글쓰기와 환경을 배우는 과정이다.


재미있는 건, 여건상 닫아둔 문들이
어느 순간 다시 열린다는 점이다.
작곡도 그렇다.

다시 찬양팀을 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열리게 됐다.


모든 나무가 동시에

꽃이 피고 열매 맺는 계절은 없다.
노래하는 계절이 다시 돌아온 것이 기쁘다.

어제는 이전에 몇 번 취재했던 조경가의 강연을 들으며 반복되는 말버릇에 혼자 웃었다.
몇 번을 들어야 보이는 작은 습관, 그 사람의 결.
한 번의 인터뷰가 아니라

반복된 관찰로 얻을 수 있는 순간이다.


그때 다시 깨달았다.

나는 단순히 정보만 듣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사람이라는 걸.

앞으로 나는 계속 환경과 생태를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정보를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 속에 담고 싶다.
그것이 언젠가 책이라는 형태로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목적은 아니다.
내 안에 쌓인 이야기들이 충분히 단단해졌을 때, 자연스럽게 어떤 형태로든 흘러나오게 될 것이다.

지금은 작품을 만들기보다

배우고 쌓는 시기다.
지금의 나는

무언가를 완성한 사람이 아니라,

나의 결을 탐색하며 확인하는 중이다.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충분히 나답게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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