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 창업자 / 중국의 젊은 부자들
드론은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을 만큼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 드론의 특허 대부분을 가지고 있고, 세계 드론 인구 10명 중 7명이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세계적인 기업 DJI를 창업한 인물이 1980년대생인 왕타오(汪滔)입니다.
왕타오는 드론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고 있습니다. 애플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던 것처럼, 드론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산은 ‘짝퉁’이라는 이미지를 깨고, 중국 토종기술로 글로벌 표준을 만든 혁신기업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왕타오는 기존의 중국 기업가들과는 다릅니다. 중국 IT 1세대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해외 기업의 사업 모델을 중국 시장에 가져와 성장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라면, DJI는 한 분야의 산업을 개척하고 주도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입니다.
왕타오를 요약하는 한 단어는 ‘까칠함’입니다. 그의 까칠한 성격은 일에 대해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까지 완벽주의를 요구하면서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스스로도 자신이 완벽주의자임을 인정하는데요. 2015년 4월, 뉴욕에서 개최된 ‘팬텀3(Phantom3)’ 신제품 발표회에 왕타오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 불참 이유였습니다.
그는 쉽게 만족하지 않습니다. ‘이만하면 됐어’라는 너그러움은 없습니다. 끝없이 완벽함을 추구합니다. 왕타오가 1년에 한 번 《포브스》와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인터뷰에 낭비할 시간이 없어서라고 합니다.
한 대의 모형헬기를 만드는 데 수백 개의 나사가 필요합니다. 어떤 나사는 꽉 조여야 하고, 어떤 나사는 느슨하게 조여야 하고, 또 어떤 나사는 중간 정도의 힘으로 조여야 했습니다.
왕타오는 모든 나사의 조임 정도를 손가락 감각으로 알아냈습니다. 나사에 사용되는 아교도 달라야 했습니다. 어떤 때는 강력한 접착제를, 어떤 때는 아주 부드러운 접착제를 사용했습니다.
이런 완벽주의 성향에 동료들은 경외감을 가지면서도 그들에게도 똑같이 그런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 때는 힘겨워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제품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성격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스티브 잡스는 보이지 않는 내부 부품의 배열까지도 깔끔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곤 했습니다. 그의 집요함에 화가 난 한 개발자가 누가 PC 안까지 들여다보냐며 반박하자 잡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본다. 케이스 안도 아름다워야 한다. 위대한 목수는 아무도 안 본다고 해서 장롱 뒷면에 형편없는 나무를 쓰지 않는다"
물론 매사에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제품에 대해 완벽을 추구하는 정신 없이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없습니다.
왕타오의 또 다른 성공비결은 '유연한 사고'입니다. 알리바바의 마윈도 유연한 사고를 강조하며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커브 길을 만나면 추월하기보다는 길을 바꿔 질주할 줄 알아야 한다"
커브 길에서 추월하려다 보면 십중팔구 넘어질 가능성이 크고 성공 확률이 낮습니다. 반면 새로운 길로 바꿔서 질주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왕타오가 처음부터 드론을 연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꿈은 모형헬기를 상공에서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이었고, 그의 핵심 연구 분야는 공중에 떠 있는 비행체를 제어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본질적으로는 같지만 겉옷만 바뀐 셈인데,그 결과는 하늘과 땅처럼 큰 부의 차이를 가져왔습니다.
그가 모형헬기에서 드론으로 길을 바꾼 것은 미국의 한 사업가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그 사업가는 항공촬영
영상 제작 작업을 하던 중 흔들림 없이 촬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왕타오의 비행 제어 시스템에 관심을 보인 그는 비행 제어 시스템을 구매하는 사람의 90퍼센트가 드론을 사용한다며 드론이 헬기보다 큰 시장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왕타오는 그의 말을 흘려듣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기술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곳은 모형헬기가 아니라 드론 영역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후 여러 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드론으로 과감하게 길을 바꾸었습니다. 큰 변화의 흐름을 읽고 그 속에서 다른 길로 갈아탄 것입니다.
직선적 사고로 한 길만 가는 사람은 가던 길이 없어지면 주저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유연한 사고를 하는 사람은 다른 길을 모색할 줄 압니다.
책 "중국의 젊은 부자들" 내용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