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uture Job Jan 11. 2020

마윈을 파트너로 만든 20대 젊은 천재

 1988년생 쾅스커지 CEO '인치'

안면인식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회사라면 이투 테크놀로지, 센스타임, 그리고 쾅스커지를 이야기합니다.


이 중 쾅스커지의 CEO는 1988년생인 인치(印奇)입니다. 2017년 세계컴퓨터비전컨퍼런스(ICCV)에서 쾅스커지는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기도 했는데요.


2011년 설립된 쾅스커지는 7년 만에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유니콘 기업이 되었습니다.



타고난 신동이 고른 아이템, ‘인공지능의 눈’


1988년 안후이성에서 태어난 인치는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불렸습니다. 세 살 때 서예를 배우고, 네 살 때 탁구를 치고, 여섯 살에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수학과 물리학을 좋아해 중학교 때는 각종 물리 관련 대회에서 상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이른바 ‘엄친아’였던 인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중국의 MIT’로 불리는 칭화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칭화대학 컴퓨터과학실험반 학생들은 대학 때 인턴십을 하는데요. 인치는 대학교 2학년 때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아시아 (Microsoft Research Asia)에서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인치는 그곳에서 4년 넘게 일하면서 안면인식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이때 미래 사회에서 안면인식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널리 사용될 분야가 ‘인공지능의 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람은 감각을 통해 외부정보를 획득하는데, 그중 시각을 통해 80퍼센트 이상의 정보를 얻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로봇과 같은 기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이 외부세계를 인식하려면 감각기관이 감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시각적 감지능력이 가장 기본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치는 향후 로봇, 무인자동차, 스마트홈 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안면인식 기술이 핵심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치는 이 안면인식 기술을 응용해보고 싶어했는데요. 마침 좋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칭화대학이 주최하는 칭화챌린지컵이 열렸던 것입니다. 그는 이 대회에 친구들에게 함께 참여하자고 제안하였고, <까마귀가 왔다>라는 게임을 출품해 최고상을 받습니다. 이 게임은 아이폰 앱 순위 5위까지 오를 정도로 인기가 있었고, 세계 PC 1위 업체인 중국 레노버로부터 투자제안까지 받았습니다.



nice to have must to have’의 차이


안면인식 게임의 성과가 좋았지만 인치는 회사 설립 후 몇 개월 만에 회사 운영을 친구들에게 맡기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가 유학을 간 목적은 단 한가지였습니다. 회사 운영에 필요한 기술력을 배우기 위해서였습니다.


설립한 회사의 핵심이 알고리즘인데, 당시 중국에는 하드웨어 기술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다른 기술력이 아무리 좋더라도 하드웨어 기술력 없이는 최종 결과물에서 완성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에 한계를 느낀 그는 유학을 선택했습니다.

인치는 유학을 가서 공부를 하면서도 회사 일을 병행했습니다. 뉴욕 맨해튼에서 낮에는 수업을 받고 밤에는 중국에 있는 공동 창업자들과 전화로 회의를 했습니다. 시차 때문에 새벽 두세 시에 회의를 하고 아침이면 수업을 가야 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의 운명을 바꿀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이스라엘의 안면인식 스타트업인 페이스닷컴(face.com)을 페이스북이 1억 달러에 인수했다는 내용인데요. 인치는 이 뉴스를 보고 기술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후 인치는 회사가 집중해야 할 분야가 게임이 아니라 원천기술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게임은 있으면 좋은 것(nice to have)이지만 반드시 있어야 할 것(must to have)은 아니었습니다.


2013년에 인치는 박사과정을 중도에 그만두고 서둘러 귀국했습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한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업하는 데 부족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유학을 갔고,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 귀국한 것입니다.”

< 출처 : lilunpai.com 홈페이지 >

그는 미래에 대해 누구보다 명확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박사학위를 포기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박사학위는 그에게 목적이 아닌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유학에서 돌아온 인치는 안면인식 플랫폼 ‘Face++’를 출시하고 또 한번 커다란 결정을 내렸습니다.


알리바바로부터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를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오자, 무모한 짓이라고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쳤습니다. 


“금융 분야에서 안면인식을 결합하는 데 성공한다면 미래에 어마어마하게 큰 시장이 될 것입니다. 그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남들이 불가능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쾅스커지는 결국 알리페이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인 ‘스마일 투 페이(Smile to Pay)’를 개발했습니다.

< 출처 : Mashable Deals youtube >



마윈을 파트너로 만든 20대 젊은 천재


쾅스커지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5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전자통신 박람회(CeBIT) 개막식에서였습니다.


알리바바의 마윈이 기조연설에 나섰는데 그 자리에서 마윈은 직접 스마트폰으로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 독일우표를 구매하고 그 우표를 메르켈 총리에게 선물했습니다.


그 장면은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퍼졌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결제 시스템을 개발한 회사가 쾅스커지라는 20대 젊은이 세 명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라는 사실도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후 세계 곳곳의 기업과 정부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했습니다. 인치의 안목이 적중했던 것입니다. 현재 안면인식 기술은 쇼핑 결제, ATM 입출금, 무인 편의점 등 산업을 막론하고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고, 쾅스커지는 99%의 정확한 식별 능력으로 신분증 확인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안면인식 기술을 보유하는 회사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타고난 천재지만 천재에 머물지 않고 끝없는 도전을 했기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심에 설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책 "중국의 젊은 부자들" 내용에서 발췌





매거진의 이전글 [퓨처잡] 누가 블록체인을 선도하나? (2/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