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바꾸는 5가지의 원칙"
"5 Principles for turning ordinary to extraordinary"
다섯 가지 원칙을 따르기만 하면 확실히 평범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바꿀 수 있다면 누가 따르지 않을까? 아마 그런 믿음만 있다면 힘들어도 좇아갈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다섯 가지 원칙을 스타벅스에서 발견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조셉 미첼리(Joseph A. Michelli) 박사는 교육과 컨설팅을 하는 '성공을 위한 교훈 (Lessons for Success)'라는 회사의 창업자이며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고 또 여러 회사에서 강연도 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성공에 대해 놀라워하고 있던 그는 스타벅스의 경영진에 이런 책을 쓰겠다고 접근했고, 이후 스타벅스(특히 고객지원부서)의 도움을 받아 썼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스타벅스에 대한 좋은 실례들이 너무 많이 담겨있다. 사실 얼만큼이 진실인지는 모른다. 책에 나온 만큼 직원과 고객에게 잘하는지,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지 사실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반이라도 실천한 회사라면 그 회사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그리고 성공해야만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만큼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다섯 가지의 원칙은 회사나 개인에게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원칙이라는 것이 내 경험에서 생긴 믿음이다.
스타벅스는 가장 성공한 회사를 들라면 항상 열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1992년에 $17.00로 상장한 이후 이 회사 주식은 50배로 성장했다. 37개국에 11,00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하루에 다섯 개씩 매장을 늘리고 있단다. 이런 성공이 어디에서 왔을까? 스타벅스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다. 커피 회사에 근무하던 그는 유럽에서 본 카페의 분위기를 미국에 소개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에 회사에 건의를 했다. 하지만 스타벅스 경영진은 그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고 슐츠는 나와서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새로운 분위기의 커피 매장이 큰 성공을 거두어 슐츠는 자신이 원래 근무하던 회사를 다시 사버렸고 그게 스타벅스의 시작이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시작을 낭만적으로 이야기한 이 창업신화만 가지고는 스타벅스가 시애틀을 벋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시애틀을 넘어 미국 전역에 그리고 세계 37개국에 진출한 스타벅스의 성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미첼리는 다음의 다섯 가지 원칙에 있다고 설명한다.
1. 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 (Make it your own)
2. 모든 것이 중요하다 (Everything matters)
3. 놀라움과 즐거움 (Surprise and delight)
4. 저항을 포용하라 (Embrace resistance)
5. 너의 흔적을 남겨라 (Leave your mark)
각 원칙들에 대해 책에 나온 내용의 요약과 더불어 나의 생각을 적어본다.
1. 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 (Make it your own)
직원들이 회사일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하고, 회사의 나아가는 방향에 완전히 동참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느 회사나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성취하는 회사는 드물다. 이 목적을 위해 스타벅스는 "다섯 가지 존재 방식 (Five ways of being)"이라는 것을 동반자에게 제공한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스타벅스는 직원(employee)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동반자(partner)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직원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섯 가지의 존재 방식은 그들이 "녹색의 에이프런 책 (Green Apron Book)"이라고 부르는 작은 책자에 담겨서 모든 직원들에게 나누어진다. 5분이면 읽을 수 있는 이 책 안에 스타벅스는 회사의 철학을 담아 넣은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다섯 가지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 환영하라 (Be welcoming)
- 진실하라 (Be genuine)
- 헤아려라 (Be considerate)
- 해박하라 (Be knowledgeable)
- 참여하라 (Be involved)
이 원칙들의 초점은 우선 고객에 있다. 고객을 환영해서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고객의 필요를 파악해서 진실되게 대하고, 단순히 예의 바른 것뿐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헤아려 반응하여야 하고, 자신의 일에 대해 정통한 지식을 가지고 그것을 고객과 공유하고, 자신이 속한 매장뿐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같이 해서, 일원이 되라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가 "회사의 목적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고객 창출'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스타벅스도 회사의 가치가 어떻게 하면 고객이 스타벅스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게 하느냐에 맞추어져 있다.
스타벅스의 고객에 대한 태도는 그 회사가 추구하는 두 가지에 요약되어 있다. 하나는 스타벅스가 집과 회사, "그리고"에 해당하는 제3의 공간 (third place)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만큼 편안하고 자주 오고 싶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스타벅스가 즐거운 하루를 만들 수 (make a day)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를 통해서 받은 최상의(legendary) 서비스를 통해 우울하거나 불만 가득 찬 하루가 즐거운 하루로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정도는 어느 회사나 다 추구하는 바다. 고객만족을 이야기하지 않는 회사가 있을까? 하지만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목표를 실제로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가 동반자들에게 같은 가치를 두고 대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예를 들어 20시간 이상 일하면 스타벅스 주식을 준다든가, 12시간 이상 일하면 의료보험을 지원한다든가 (미국에서 의료보험은 굉장히 큰 혜택이다) 하는 것이다. 리더들이 자신들이 말하는 가치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구호도 립서비스로 끝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성공한 회사들의 공통점은 회사가 자기들의 사명이라 적어놓은 그 문구들을 실제로 실천했다는 것이다.
2. 모든 것이 중요하다 (Everything matters)
눈에 보이는 것도 중요하고 보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소홀히 대한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어있다.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 보통 스타벅스 커피는 커피를 내린 후 다섯 시간 동안 유효하다고 한다. 하지만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에 한 시간 간격으로 커피를 내렸다. 그런데 어느 날 자주 오던 고객이 맛의 차이를 느끼고 불평을 했다. 전에 내렸던 커피가 한 시간에서 10분이 넘었던 것이다. 한 시간에서 10분 넘었다고 얼마나 차이가 나겠냐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런 작은 것의 중요함을 알고 하나하나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쓴다. 스타벅스의 고유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매장 디자인을 전담하는 팀이 계속해서 개선을 한다. 매장 안에 틀어주는 음악을 전담해서 선택하는 부서가 있다. 스타벅스에서 파는 시디는 플라스틱 케이스가 아니라 종이에 싸여있다. 그게 스타벅스 분위기에 맞으니까. 어디 가나 스타벅스 화장실은 깨끗하다 등등... 분명히 세밀함을 중시하는 것은 스타벅스의 방향성이라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시애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초창기에는 커피의 신선함을 지키기 위해 일주일 이상 된 커피를 다 수거했다고 한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을 고수하다 보니 그 비용이 너무나 컸고, 수송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한계가 있었다. 이를 위해 연구를 거듭해서 공기를 내보내기는 하되 들어가지는 않는 새로운 포장법을 만들었고, 이는 커피의 수명을 육 개월로 늘어나게 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70원짜리 마게였다. 70원짜리 마게 가 한 도시에 머물러 있던 스타벅스를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워드 슐츠는 "Retail is detail (소매업은 세밀함이다)"라고 했다. 커피맛만 좋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신경을 쓰고 나머지 것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자잘한 것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마지막으로 모든'것'이 소중할 뿐 아니라 모든'사람'이 소중하다는 원칙을 이 책은 강조한다. 고객이야 당연히 소중하지만, 회사의 직원, 납품업자, 납품업자를 위해 일하는 사람(스타벅스의 경우에는 커피 따는 사람)까지, 소중하지 않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같이 사람을 중시하지 않는 기업풍토에서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원칙이다.
3. 놀라움과 즐거움 (Surprise and delight)
책에서는 놀라움과 즐거움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즐거움이 우선시 되는 놀라움이어야 한다. 나는 이 원칙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의 원리를 가지고 이해했다. 좋은 음악.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음악은 어떤 것인가 생각하면, 그 원칙을 다른 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음악을 들을 때 사람들은 어느 정도 다음에 나올 음을 예측한다고 한다. 그 예측이 맞아떨어질 때 사람들은 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항상 예측대로만 흘러간다면 재미가 없다. 예측에서 벗어난 놀라움이 담겨야 한다. 그것도 기분 좋은 놀라움 이여야 한다.
스타벅스가 추구한 놀라움과 즐거움도 마찬가지이다. 우선 추구해야 할 목표는 고객들이 언제 어디에서든 스타벅스에게 기대하는 그런 즐거움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동일한 맛, 동일한 서비스, 그리고 동일한 편안함. 11,000개의 매장에서 그리고 하루에도 다섯 개씩 새로 생기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일관성을 지킨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목표이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전사적으로 굉장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커피 농장의 선정부터 고객에게 제공하는 단계까지,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단계를 세밀히 점검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항상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음악이 재미가 없듯이, 일관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부라면 흥미가 떨어진다. 스타벅스의 리더들은 이를 잘 아는 것 같다. 단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 아닌 정말 고객의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낸다.
책에 있는 여러 이야기 중 하나다. 미국에서 4월 15일은 특별한 날이다. 이날까지 이 전해의 세금 신고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집을 가지고 있거나 하는 경우는 세금을 돌려받는 경우도 있지만, 신고하면서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목돈으로 세금을 내고 나온 사람들을 위해 스타벅스는 새로이 선보이는 제품을 이날을 한해 무료로 제공을 했다. 참 영악한 선택이다. 일단 새로운 제품을 광고할 수 있고, 무상으로 제공하니 고객의 반응을 부담 없이 체크할 수 있다. 그리고 세금 내고 속 쓰린 사람들을 위로하며 그들에게 스타벅스는 고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공짜로 커피 한잔 제공해서 일회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것이다.
요즘 감성 마케팅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같은 품질의 제품이 하나는 100원이고, 다른 하나는 90원일 때, 고객이 항상 90원짜리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사는 이의 마음을 터치한다면 100원이 아니라 200원이라도 팔 수 있다. 품질이 더 좋은 것도 아니고, 내구성 또한 문제 있는 아이팟이 더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은 단순히 디자인만의 승리는 아니다. 아이팟이라는 이름으로 느껴지는 동료들과의 동질감이 큰 원인이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사람들이 $4씩 내고 줄지어 서서 사 먹게 만든 (스타벅스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은 사람들이 제3의 공간이라는 마음 한구석의 필요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놀라움과 즐거움의 원칙은 어느 회사든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고객의 기대를 일관되게 맞출 수 있어야 하고, 그 속에 긍정적인 의미의 놀라움을 때때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실현하기에는 많은 준비와 지속적인 자기진단, 그리고 고객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4. 저항을 포용하라 (Embrace resistance)
항상 저항은 있다. 반대의견을 내는 사람도 있고, 일의 성과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도 있다. 환경 자체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또 실제로 내가 실수를 한 경우도 있다. 스타벅스도 빠른 성장을 계속해온 회사다 보니 여러 가지 쟁점에 휘말려왔다. 전 세계 커피의 4%를 구매하는 회사로서 제3세계 권익에도 연관되어 있고,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회사다 보니 고객의 비판에 바로 열려있다.
스타벅스에 대한 뉴스를 소개하고 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댓글을 달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www.starbucksgossip.com). 이 사이트는 하루에 5000명이 방문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만큼 스타벅스는 사회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저항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원하는 고객의 경우는 그 문제를 해결해야겠지만, 단지 불평만을 즐기는 이들의 의견을 심각히 고려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스타벅스가 자신에 대한 비판에 굉장히 민감하며, 그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고 이야기한다. 일례로 David Martine이라는 교육 전문가가 자신의 은행 홈페이지에 "스타벅스가 예전과 같이 훌륭한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스타벅스의 부사장중 한 명이 Martine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고객의 불만을 자세히 들은 후, 이에 대한 시정은 물론 Martine의 글을 매장 훈련 자료로 쓰기도 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항상 고객의 비판에 이렇게 대응하는지는 모르지만, 이 책은 고객의 비판에 대해 중요한 교훈을 제시한다.
1. 고객의 비판을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할 기회로 생각하라. 비판에 대해 고객에게 감사함으로 고객을 지킬 뿐 아니라, 회사를/조직을/개인을 개선할 수 있는 유용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2. 회사의 리더십이 피드백에 대해 심각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일 때, 직원들도 고객의 의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회사가 고객의 의견을 무시하면 어느 직원이 고객을 (마음속으로) 중요하게 생각할 것인가.
이전에 스타벅스가 없었던 지역에 새로운 매장을 낼 때마다 크든 작든 문제는 있다고 한다. 이때 스타벅스가 취한 접근방법은 지역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활동에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과 의견교환을 나눈다. 또한 커피맛은 바꾸지 않지만 같이 제공하는 스낵이나 매장 디자인에 변화를 준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근본적인 가치는 지키면서 그 지역의 일부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회사가 이런 전략을 취한다. 중요한 것은 스타벅스가 그 전략을 제대로 실천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나날이 늘어나는 매장의 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어떤 때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어도 밀고 나가야 할 때가 있다. 음반 사업에 진출할 때가 그랬다.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을 것이 당연하다. 이때 스타벅스 리더십이 취한 시각에서 취할 교훈이 있다. 그들은 커피와 음반 이렇게 별개의 사업으로 본 것이 아니라 Starbucks Experience의 관점에서 보았다는 것이다. 고객이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와서 커피를 즐기고, 편안함을 취하는 그 모든 것에 커피와 음악이 같이 작용을 한다. 그렇기에 음반도 그 총체적인 경험 안에 녹아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확신을 가지고 CD를 팔기 시작했고, 이제는 스타벅스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어 있다.
어떤 때는 정말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 9.11 사태가 벌어졌을 때 쌍둥이 빌딩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자원자에게 물을 130불을 받고 판매를 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피해 복구를 위해 애쓰고 있을 때, 자원자들이 먹을 물을 돈을 받고 팔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여기저기서 비판이 쏟아졌다. 회사는 즉각적으로 반응을 했다. 130불을 돌려주었고, 자원자들에게 무상으로 커피와 음식을 제공했으며, 백만 불을 구제금으로 내어놓았다. 회사가 직원의 작은 실수 하나 때문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매스컴 플레이에 돈을 쓰는 국내의 모대기업보다는 훨씬 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실수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한 문구를 옮겨본다. "비평에 대해 신경 쓰지 마라. 사실이 아니라면, 무시하라; 정당하지 않다고 짜증내지 마라;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면, 그냥 웃어줘라; 만약 그것이 정당한 것이라면, 그건 비판이 아니다. 거기서 배워라"
5. 너의 흔적을 남겨라 (Leave your mark)
마지막 원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은 스타벅스가 사회적 책임을 지기 위해 했던 일련의 활동을 나열한다. 먼저 스타벅스는 사회적 책임을 위한 별도의 사명서 (mission statement)를 가지고 있다. 별도의 기관을 통해 매년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서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Report)"를 작성을 한다. 농구선수 매직 존슨이 만든 존슨 개발재단과 함께 도시 빈민 지역에 스타벅스 매장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1997년 스타벅스 재단을 만들어 지금까지 120억을 미주지역의 청소년 관련기관에 제공해왔다.
제3세계에 대한 관심도 보이고 있다.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환경이 문제가 되기에 이에 대한 보장이 되어있는 농장으로부터만 커피를 사들인다. 이를 위해 C.A.F.E.(coffee and farmer equity practices)라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없는 곳에 물을 공급하는 일을 사명으로 하는 Ethos Water라는 재단이 있다. 한 병당 5센트씩 기부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스타벅스에서 팔 때는 10센트를 재단 기금으로 조성하게 된다.
하지만 책에 나열된 것을 100% 신뢰한다고 하더라도 "정말 착한 스타벅스"라고 납득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정도 크기의 회사에서 10년 동안 120억의 기부가 크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스타벅스는 이를 통해 1200억의 광고효과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120억은 스타벅스의 지난 1년 매출액 8.5B의 0.14%이고 순수익 635M의 1.9%에 불과하다. 이 정도면 생색내기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 아닌가?
스타벅스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커피 상표를 등록하는 것을 막아 커피농장이 매년 9500만 달러의 잠재적 수익을 얻지 못하게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커피농장의 노동력 착취에 대한 책임을 물어 비난도 받고 있다. 반면 스타벅스는 C.A.F.E. 를 지킨다는 점, 다른 회사들보다 파운드당 $1.2 정도 더 지불한다는 점, 그리고 공정거래(무역) 커피만을 사들인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은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을 한다. 스타벅스가 다른 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착한"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걸로 충분할까? 스타벅스는 이 원칙(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앞의 네 가지만큼 열심을 내지는 않는다는 게 내가 받은 인상이다.
날이 갈수록 좁아져가는 세상, 갈수록 비밀이 없어지는 세상에서 지금 정도의 생색내기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어느 회사이던 고객을 붙잡는 열정만큼 사회적인 책임에도 열심을 내는 회사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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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총체적으로 스타벅스는 뛰어난 회사라고 확신한다. 어느 회사이던 약한 부분이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스타벅스도 완벽한 회사는 아니다 (사실 그런 회사가 어디 있겠는가 ^^). 1년 된 신입사원이 변화를 외치며 사직서를 냈을 수도 있다. 최근 자금성 스타벅스 매장이 문을 닫은 것처럼 세계 여기저기서 비난도 받고 있고, 언급한 데로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스타벅스 표준"만큼 열심을 내고 있지는 않다 (상대적으로는 우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는 방향성이 있는 회사이다. 고객에게 "Starbucks Experience"를 준다는 기본 가치.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회사라는 확신이 든다. 올바른 방향성과 이를 위한 꾸준한 노력. 회사나 개인이나 성공하고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원칙일 것이다.
이 책은 좋은 회사가 지켜야 할 원칙에 대해서 스타벅스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런 책이 대상 기업에 대한 과대평가를 하기 쉽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2007.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