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간단하게 쓰면 마법이 일어납니다.
글쓰기, 참 어렵습니다, 잘 쓰고 싶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습니다. 생각은 나름 깊게 하는 편인데, 쓰려고 하면 생각이 까맣게 변해버립니다. 몇 번 글쓰기 모임에 참여해봤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3일의 벽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아예 시작하지도 못한 경우가 태반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너무나 무책임한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뭐라고 답변해야 좋을지 무척 고민이 됩니다. 근데 뭐랄까, 딱히 번쩍 튀는 아이디어 같은 것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저 곰처럼 묵묵하게 버티는 일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생각해 보니 아이디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 그것은 바로 '꾸준함'이죠. 이 가치에 대해선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꾸준함은 지나치게 높은 목표 때문에 쉽게 무너지는 편입니다. 내 수준을 객관적으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과도하게 목표를 설정하다 보니, 실패라는 결과만 맞보게 되는 겁니다. 좌절을 극복하지 못하게 되면 영원히 실패자로 남게 될 겁니다.
사람은 실패를 겪으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한 가지는 바로 단념하는 것, 아주 단호하게 포기하고 모든 과정을 기억에서 지워 버립니다. 그래야 자신의 실패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거든요. 희망 없는 가능성을 꿈꾸느니 편안한 게으름을 선택하는 거죠.
나머지 한 가지는 욕심을 내려놓는 겁니다. 목표를 약간 하향 조정하는 거죠. 그 후에 다시 목표에 뛰어드는 겁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내 수준을 인식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메타인지 능력이 향상되는 거죠. 실패했지만 다음 도전에 나서는 과정을 통해서요.
거의 모든 자기 계발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작은 것의 재발견'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작은 것을 무시하죠.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잘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서, 굳이 어려운 선택에 나서는 거죠. 어려워 보이는 관문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게 달성이 안되니 좌절만 맛보는 것이죠.
글쓰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내가 만약 글쓰기가 잘 되지 않는다면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게 아닌지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일어날 테니까요.
그다음 스텝은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면 됩니다. 조급하지 않게요. 천천히 아주 작은 것부터 성공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겁니다. 그런 방식으로 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충전해주는 거죠.
저는 글쓰기 모임을 2018년부터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수백 분의 문우님들을 만났죠. 그런데 그중에서 오직 소수의 분들만 지금까지 남아서 글을 쓰는 중입니다. 대다수가 중간에서 포기하고 말았어요. 아주 많은 분들이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물론 포기한 이유는 수없이 많겠죠. 쓰다가 처음의 마음을 상실한 경우, 왜 써야 하는지 의미를 상실한 경우, 쓰다가 높은 벽 앞에서 무너진 경우, 자기만의 콘텐츠를 발견하지 못한 경우, 쓰다가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경우, 그냥 재미가 없는 경우, 자신과 적성이 안 맞는 경우, 상처를 돌보려다 오히려 상처를 더 많이 받은 경우, 등등 위에서 열거한 것들 외에 수십 가지의 이유가 각자 존재하겠죠.
대부분 실패한 사람들은 목표를 높게 설정합니다. 그리고 잘 쓰는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죠.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노력했는지, 처절하게 써왔는지 남들이 투자한 그런 노력의 시간들은 다 지워버리고, 오직 현재의 나와 그들의 상태만 비교합니다. 결국 그렇게 되니 자꾸만 무리하게 됩니다. 단기간에 따라가려고 과도하게 노력하니 몸과 마음이 동시에 상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에겐 사소한 것이 기회가 됩니다. 작고 사소하게 시작해야 오래 할 수 있습니다. 곰처럼 견딜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간단하고 편리한 메모 같은 것부터 쓰기 시작하자는 겁니다.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긴 글을 쓰는 '신나는 글쓰기'를 운영 중이지만, 글쓰기 초보를 위해 과정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모임은 '메모로 시작하는 쉬운 글쓰기'입니다. '메모로 시작하는 쉬운 글쓰기'에서는 메모에 관련된 주제만 집중적으로 실행합니다. 아주 작은 습관을 실천하는 겁니다. 욕심내지 않고 간단하게요.
'메모로 시작하는 쉬운 글쓰기'에 참여하면 일상을 기록하는 메모 덕분에 삶이 즐거워집니다. 열심히 기록하게 되니까 글감 부족 현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복잡하던 생각이 단순하게 정리됩니다. 아이디어를 주체할 수 없게 됩니다. 꾸준한 습관을 기르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프로 일 잘러가 됩니다.
'메모로 시작하는 쉬운 글쓰기'에서는 메모 레벨제를 도입합니다. '메모 애송이'로 시작하여 '메모의 신'까지 레밸이 이어집니다. 각 레벨을 달성하면 마일리지(공리지)를 지급합니다. 마일리지는 현금처럼 공심이 운영하는 모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메모로 시작하는 쉬운 글쓰기'에서는 고유한 커리큘럼을 준비했습니다. 총 20가지의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추가적으로 100가지의 커리큘럼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메모하는 훈련을 길러요.
다양한 예비 커리큘럼
'메모로 시작하는 쉬운 글쓰기'에 참여하면 이런 글쓰기 근육을 기르게 됩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사람입니다.
https://forms.gle/MkKgbg4DWZKEcMYy8
메모는 보통 기록의 단편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인스턴트적인 생각을 그러모아 기록해두는 것이 메모의 본질입니다. 메모는 주로 간편하며 짧은 의미를 상징합니다. 복잡한 것은 단순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원리를 가지고 있는 게 바로 메모입니다.
메모는 꽤 의식적입니다. 생각을 해야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만드는 게 글쓰기이니 말입니다. 생각은 어떻게 됐든 바깥으로 표출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은 바로 말살되고 맙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머릿속에 가둬 두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생각은 휘발성이 아주 강하기 때문입니다.
긴 글을 작성하려면 우리는 메모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3,000자의 글은 2,000자가 준비되어야 하고, 2,000자의 글은 1,000자가 마련되어야 하며, 1,000자의 글은 100자의 작은 글들이 모여서 이루어집니다. 이런 과정으로 긴 글은 잘게 쪼개집니다.
덜 완벽하더라도 메모를 하게 되면 어떤 구체적인 형상을 찾아가게 됩니다. 보잘것없더라도 일단 기록하면 글감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얘기입니다.
건물을 지으려면 터파기 공사를 해야 하고 그 공정이 끝나야 외관을 쌓아 올리게 되며, 바닥부터 벽체, 기둥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인 작업들이 이루어집니다. 땅 파기도 전에 건물을 세울 수는 없는 것입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글감의 전제 없이는 글이 만들어질 수가 없습니다. 글감은 내가 구축하겠다고 작정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평상시에 꾸준하게 글감을 마련해놓아야, 그것들이 글로 전환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글이 쓰기 힘들거나 첫 문장조차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한다면 메모 습관부터 점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