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線)이 사라진 관계

블루투스 이어폰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선은 없다.

끊어지지도 단절된 것도 아니다.

원래, 그렇게 되어 있을 뿐이다.


우리의 관계

소원했던

서운했던

때로 어색했던

모든 관계는 마치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현재 단절된 상태에 직면해 있다.

그러니까 아주 먼 곳에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유선은 무선으로

오프라인은 온라인으로

칼 같은 시간들은 공간이든 시간이든 모두 미분해버린다.

냉정한 처분 때문에 우리는 해체라는 징벌을 매일 당한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원치 않은 모양으로 변해간다.


모든 것은 변해가는 과정에 있다.

다만, 내가 그 흐름을 직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무거운 질문만 나에게 남는다.


그리고

당신


우리는 유선 이어폰처럼

연결되어 있다, 어느 순간 끊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런 순간이 어색하지 않다.


도무지 이상하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당신도

나도

대답은 저너머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곳으로 향할 수는 없다.


구불구불,

얼키설키

그런 어긋남은 이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무선은 유선을 계속 탄압할 테고

유선은 더 이상 무선의 아버지가 아닐 테니


나는 끊어짐이 만든 사생아일까.




오늘의 질문


이어짐이란 무엇일까?

관계는 어떻게 시작됐으며

어떻게 하면 계속 연결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