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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정이 Oct 06. 2019

머릿속이 가려울 때 긁는 법

저 깊은 곳에 쌓인 생각들 털어내기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달리는 지하철 7호선 어느 칸, 출근시간까지 30분 고작 안 되는 시간에 다행히 자리를 잡아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 출근하는 길, 이미 여러 번 왔다 갔다 하긴 했지만 역시 인생은 실전이라고 했던가, 실제 출근하는 길은 시간이라는 제약조건 안에서 약간의 스릴과 함께 하고 있다.


  따로 시간을 내서 글쓰기를 하지 않을 것 같아 아침 이동 시간을 이용해 글을 남겨보자라고 생각한 건 다름 아닌 바로 지금, 그래서 난 그냥 출근 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오만가지 생각들을 핸드폰 메모장이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가끔 생각이 너무 많다 라는 또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막상 생각의 한계라는 건 너무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어느새 막바지로 다가가고 있다. 생각이 복잡할 땐 깨끗한 노트 혹은 A4용지 한 장을 꺼내놓고 떠오르는 모든 생각들을 써 보자. A4 한 장에 가득 적은 다는 것이 물론 쉬울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생각 쏟아내기’ 오래전 잘 기억나진 않지만 어느 심리학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문득 몸 어딘가 가려울 땐 너무 쉽게 손으로 긁을 수 있지 않은가? 머릿속에 풀리지 않거나 복잡한 생각들로 뇌가 가려울 땐 이런 ‘생각 쏟아내기’를 하면 간질간질했던 머릿속이 조금이나마 시원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 뇌의 사고 능력이란 건 꽤 좋아서 열심히 비워내더라도 어느새 다른 생각들이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을 거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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