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비행생활
2013년 7월 28일.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장거리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해외여행이라곤 교회에서 갔던 단기선교여행 잠깐 다녀온 게 다였다. 남들 흔히들 다니던 어학연수 한번 가본 적 없었다. 군대 제대 후 공항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유니폼을 입고 멋있게 걷는 승무원들의 모습에 반해서, 쉬지 않고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보면서 "나도 떠나고 싶다"라는 작은 동기가 지금 두바이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비행을 하고 있다.
내가 승무원을 준비하던 당시, 생각보다 외국항공사에서 한국인을 많이 뽑지 않던 시기였다. 국내 항공사를 넣기엔 4년제 대학교 학사도 없었고 내 나름대로 한국에서 살기보단 외국에서 사는 것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외항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에미레이트 항공은 한국인 승무원을 뽑지 않을 때였고, 카타르항공은 그렇게 많이 한국인 여승무원을 뽑을 때였지만 남자 승무원은 크게 선호하지 않아 뽑히기가 정말 힘들 때였다.
간절히 원하면 그래도 이룰 수 있다고 누군가 말했던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인 플라이 두바이가 한국인 승무원 채용을 위해 한국으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신생 항공사이기도 했고, 정보가 많이 없었던 회사였기 때문에 어린마음엔 크게 들지 않았던 회사였다. 하지만, 남자승무원 준비생으로서 기회가 흔치 않았던 만큼 시험을 봤었고, 그렇게 맺은 인연이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몇 차례 면접의 시간을 거쳐 합격을 하고 8년 동안 비행을 했다. 세상 물정 모르던 군대에서 갖 제대한 청년이었던 내가 두바이에 와서 내 힘으로 집을 구하러 다니고 차를 구입하고 운전을 하고 하나하나 독립해가며 세상을 배워가는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 지금은 정말 많은 감사의 마음이 든다.
비행하며 즐거웠던 시간도, 어려웠던 시간도 있었다. 두바이에 살며 감사하던 순간,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하는 순간도 정말 많았다. 이제 지난 8년여간의 시간들, 그리고 앞으로 내 인생에서 펼쳐질 시간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이곳에 써나가고 싶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고 자랑할 건 없는 평범한 인생이지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내 인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고 계획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가고 싶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