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 Live. Love.
gloomy rainy day in montreal..
몬트리올에서 둘째 날이 밝았다. 호스텔 바로 앞엔 건물을 짓는 현장이 있어 어제 맞춰둔 알람은 의미가 없었다. 알람보다 먼저 울려버린 해머와 드릴 소리 덕분에 미련 없이 일어나게 됐다. 대충 씻고 회사일을 시작했다. 석 달 전 한달 여행으로 휴가를 세이브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목요일과 금요일 낮엔 일하고 저녁에 몬트리올을 탐방하기로 했다. 아침은 간단하게 어제 물과 함께 구매한 초코바를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Kinder 초콜릿은 적당히 달아서 당이 바닥이 났을때 섭취하면 괜찮은 초콜릿인 거 같다. Kinder가 독일 초콜릿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집에 갈때 울 조카 몇개 사다 주어야겠다.
오늘부터 몬트리올은 축축하다.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맞다니.. 혹시나 하고 틀려주길 간절히 바랬는데 아쉽다. 길가는 부슬부슬 내리는 10월 가을비로 쌀쌀하고 gloomy 했다. 일기예보에선 떠나는 날에나 해가 뜬다던데 몬트리올에서 해를 보는 건 다음으로 미뤄야 할거 같다. 혹시나 해서 우비를 챙겨왔는데 잘했다는 생각했다.
점심시간이 넘어서고 허기진 배를 위해 하던 일을 멈추고 다운타운으로 행군을 하기로 했다. Loafer를 신고 온 죄로 200m도 못 가서 발이 젖기 시작했다. 발가락 부분이 축축했지만 나름 부슬부슬 내리는 비의 센티한 느낌에 이상황이 운치 있게 느껴졌다.
예전에 몬트리올에 여행 온 친구의 추천으로 Anton & James Cafeteria Urbaine에 오게 되었다. 피자와 wrap, 샌드위치를 전문으로 파는 카페테리아다. 혼자나 소수의 사람들이 들어와 간단히 먹고 이동하는 카페테리아다. 난 three cheese pizza를 시키고 친군 BBQ pizza를 시켰다. BBQ pizza도 먹고 싶었는데 친구 녀석이 고맙게 먼저 오더 해줘서 사이좋게 먹고 싶은 피자 두개를 나눠먹을 수 있게 됐다. Three cheese pizza는 그냥 무난했다. 3가지 종류의 피자가 비리지 않게 적당히 조합을 이루고 크러스트도 얇다. 처음 안쪽 치즈는 부드러운 맛과 소트프한 촉감을 주는데 바깥 크러스트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짙은 치즈향과 쫄깃쫄깃한 맛을 더해갔다. 적당히 바삭바삭하게 잘 구워내는 이집 오븐이 내 입맛에 맞았다. 다만 4피스째부터 김치가 생각났다. 역시 나에겐 치즈 피자의 한계인거 같다. 잘 익어서 신맛 나고 아삭아삭한 총각김치를 씹어 먹고 싶어졌다. 고춧가루가 퐉퐉 들어가 푹 익힌 파김치도 생각이 난다. 역시 난 한국 사람인가 보다..
Three cheese pizza와 대조적이게 BBQ Pizza는 환상적이다. 한입을 넣는 순간 바비큐 양념에 잘 버무려진 닭고기들이 담백하다. 달지도 짜지도 않게 적당한 양념에 바삭바삭한 크러스트가 환상적인 콤비를 이룬다. 원래 BBQ pizza는 파인애플이며 베이컨을 넣어 주문해서 먹곤 했는데 이렇게 먹는 것도 오히려 깔끔하고 신선하다. 이제껏 먹어본 바비큐 피자 중에 아마 탑인 듯 싶다.
맛있는 피자로 배를 채우고 회사일 마무리를 위해 다시 호스텔 쪽으로 걸었다. 배부른 포만감이 들어서 그런지 좀 전 레스토랑 들어오기 전보다 체감온돈 더 쌀쌀했다. 그래서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스타벅스 커피 한잔씩을 손에 쥐고 숙소로 걸었다. 쌀쌀한 날씨에 손이 시려 울 땐 이만한 난로는 없는 거 같다. 손도 온기로 채워지고 따땃한 커피 몇 모금에 몸도 달궈진다. 나는 회사일을 마저 마무리하며 2명의 친구들이 합세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이번 여행의 인간 내비게이션을 자청한 친구가 오늘 저녁에 돌아볼 bar를 검색하기로 했다. 참 부지런한 녀석 때문에 여행이 편했다.
처음으로 도착한 bar는 3 Brasseurs Saint-Denis,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맥주를 직접 만드는 양조기가 배치돼있다. Budweiser 양조장에 가서 직접 눈으로 본 양조기의 비하면 드럼통과 샷 클라스 대비 수준의 크기지만 갓 빗어진 맥주를 그 자리에서 마실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두번째 간 술집은 Casa del Popolo, 인테리어 전반이 올드 하면서 앤틱 한 느낌에 곳곳마다 피워둔 촛불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집은 음악소리가 전반적으로 크다.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직원 아님 사장님이 운영하는 것 같다. 음악 코드는 나랑 맞아 내내 친구들과 수다 떨며 반가운 음악 감상을 했다. 아무튼 여기 술집의 장점은 다른 곳에 비해 술값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Kinoya Izakaya, 일식집에 들러서 따뜻한 국물과 만두를 먹기로 했다. 이집 분위기와 스태프들이 붙임성도 좋고 친절하다. 여러 음식을 시켜서 우린 쉐어 해서 먹었는데 역시 다 잘하는 집은 없는 거 같다. 음식은 깨끗하게 정갈하게 나오는 편이었지만 대부분의 음식의 맛이 보통이었다. 그래도 그중에서 라면이 제일 맛있다. 라면 면발이 살아있고 국물이 조금만 더 진했으면 했지만 이 정도면 훌륭했다. 여기에 돼지고기가 바비큐 소스에 구워져서 나오는데 이라면의 하이라이트다. 놀랄 만큼 부드러운 육감과 바비큐 소스의 맛이 잘 배겨든 돼지고기가 입에서 야들야들 녹아들었다.
자세한 술집 탐방기는 밑의 사진으로..
일식집을 끝으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우린 우버를 호출했다. 호출을 하고 1분도 되지 않아 우리 앞에 번개같이 나타난 우버, 신속, 정확했다. 운전기사님도 친절하고 요금도 저렴하다. 택시보다 어딘가 모르게 믿을만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앱으로 쉽게 차를 부르고 계산을 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없이 낯선 곳을 여행할 때 유용한 앱인 거 같다.
숙소로 돌아와 지하에 있는 식당 겸 바에서 놀며 쉬기로 했다. 마침 오늘은 custom beer pong game night인데 각 플레이어들이 커스텀 옷으로 변장을 하고 비어퐁 게임을 한다. 두 플레이어가 한 팀이 되어 상대편의 팀 컵에 탁구공을 던져 들어가면, 공이 들어간 컵에 따라놓은 맥주를 원샷 해야 한다. 어느 팀이 먼저 컵 안에 탁구공을 던져 더 빨리 넣느냐가 팀의 우승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우린 몇 시간을 재밌게 놀고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우리 머릿속엔 오직 하나뿐이었다. 고칼로리 마약, poutine을 섭취하러 다시 다운타운으로 발길을 옮겼다.
일년 335일은 센티하게 눌려 살다가
30일, 한달 포텐 터지는 나~
브런치라는 단어처럼
바쁜 일상생활에서 여유를 갖고
커피 한잔에 향을 마시며
옛 추억을 되새기려 한다.
instagram에서 직사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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