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차 비우기- 내(사진)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by 양수리 감성돈

10월 4일 25차 비우기- 내(사진)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20대, 30대 때 찍던 사진을 보관하던 노트북이 있었다. 어느날 노트북이 고장났고, 모든 사진이 날아갔다. 그나마 외장하드에 직장 다닐 때 사진부터는 따로 담아 두었는데, 20대의 사진은 모두 잃어버렸다. 그래서 미리 인화해 둔 몇 백장의 사진들에 애정을 많이 갖는다. 물론 그 후로 6개월에 한번 정도는 노트북에 있는 사진들을 외장하드에 담아두는 작업을 한다.


사진들을 보니,,, 가만있어보자... 전전전전, 직장에서 기획팀이라서 찍어두었던 사진들, 내 친구의 전 남친, 나의 쌍꺼풀 수술 전 세상에 나오면 안되는 사진들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정리해보니 백 장 넘는 사진들이 나온다. 사진을 보관만 해봤지, 정리해본 적은 없어서 이것을 어떻게 버려야하나,,, 약간 고민된다. 일일이 찢어서 버려야 하는 것인지, 혹시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도록 검은 비닐에 싸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하는 것인지 말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노트북이 회생하지 못하여 20대의 기억이 날아가서 사진을 소중하게 대하게 되었다. 만약에 그 사진 폴더들이 고스란히 있었다면 인화한 사진들은 애물단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에는 사진들을 모아서 테마를 정해서 포토북을 만들거나, 외장하드에 보관하고, 생각날때마다 꺼내어 본다.

그거면 됐다. 있는 사진들은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도 찍을 사진들을 위해 내 마음의 공간을 비워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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