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5일 28차- 소금엔 유통기한이 없다?
양수리, 이 집에서 살게 된 지 4년째이다. 그전부터 봤었던 식자재들...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편이 아니라, 냉동된 것, 레토르트 식품을 사 먹는 나이기에 식자재는 쓰지도 않았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가 궁금증이 생긴다. 유통기한이 어떻게 될까?
소금의 유통기한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소금에는 유통기한이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4년 전부터 있던 이 소금. 유통기한이 없다면, 40살, 50살, 60살... 심지어 내가 이 땅에서 사라져 버려도 소금은 남는 것이다. 갑자기 고대 유물을 발견한 것처럼 놀라워졌다. 설탕도 유통기한이 없다고 한다. 집에 있는 식재료들 중에서 유통기한이 있는 것들이 오히려 고마워졌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줄 알았는데, 소금만은 살아남을 것 이라는 거대한 비밀을 찾아낸 듯. 갑자기 멍~ 해졌다.
아무리 유통기한이 없다고 하더라도 난 이 소금을 먹지 못할 것 같다. 식용유, 참기름, 각종 소스류, 잼류...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둔 것이라 내 스스로 미안하기도 하면서, 양심적으로 비워내고 싶다. 몇 년 전부터 주방에 있는 식재료 대신 죽염을 먹는다. 프라이드 치킨을 시키면 죽염을 찍어 먹는다. 각종 조미료 대신 죽염을 넣는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비우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 각종 조미료들. 비워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