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마음이 남아 있지 않을 수도

너무나 아무렇지가 않다.

by 지구인 이공이오

일이 일어났다.

사고, 사건에 가까운 일이었고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또 이렇게 겪을 수 있구나 하는 두 번째 경험이었다.


전전긍긍하며 밤 잠을 설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화를 내거나 울거나 그래야 하는데

너무나도 평온했다.


마음이 닳아서

더 이상 아플 마음이 남이 있지 않을 수도 있는 걸까 싶었다.


최근 1년 동안 회사에서 생각보다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그 일에 감정적인 소모가 너무 심했고

그러다 보니 모든 것들이 다 회사 일 같아지고 만 게 아닐까 싶었다.


내 개인 일이 이토록 별거 아닌 것처럼 되어 버린 게

그래서 또 하나의 해결해야 하는 프로젝트 같이 되어 버린 게

무언가 커다랗게 잘못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은 내가 더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어떻게 달라지지 않는

다만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뿐인 그런 일이다.

그래서 담담한 거면 다행이지만 그런 건 아닌 듯하다.


정말 괜찮은 게 아닐까 봐

그래서 고장 난 게 맞을까 봐

그래서 두렵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 겪게 된다는 말처럼

내가 견딜 수 있는 한계치가 더 올라간 걸까

그래서 또 시험을 겪게 하는 걸까

그리고 또 그걸 견뎌내고 또 한계치는 더 올라가게 되는 걸까

그렇게 언제까지 또 견뎌내야 하는 걸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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