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육아
19개월 차에 돌입한 리아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아침 먹고 나서의 일정은 항상 책 보기이다. 책은 동네 주민인 한국 언니에게 책을 물려받았다. 130권이나 되는 책은, 갈 곳 없이 거실에 쭉 나열되어 있다. 그중 한 권을 꺼내 들었다. 크리스마스의 기도라는 영어 동화책이었다. 130권 중에 영어책은 몇 권 안되는데 영어 동화책을 가지고 왔다. 영어는 몸에서 반사적을 거부반응이 일어나, 영어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림을 보며 한국말로 얘기해 주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왔어.”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이네. 여기 선물이 있다.”
주인공 여우는 밖을 나가게 되고 거기서 눈사람을 보게 된다.
“저기 눈사람이 있네. 다른 여우 친구가 눈사람을 만들고 있어.”
눈사람이라는 말이 무섭게 리아는 으으 소리를 냈다. 아직 19개월이어서 말을 잘 못한다.
할 수 있는 말은 “엄마”와 “멍멍이”와 최근에 터득한 “네”였다.
으으 소리와 함께 눈사람이 그려져 있는 눈사람 아저씨라는 책을 가지고 왔다. 눈사람 아저씨라는 책은 글씨는 없고 그림으로만 그려져있는 동화책이다. 평소에 이 책을 잘 보지 않았다. 막상 가지고 와서도 책을 넘기면 내용을 보는 걸 싫어해서 곧바로 책을 덮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런 책이었는데 눈사람이 있다고 가져왔었다. 눈사람이라는 말의 씨앗이 리아에게 뿌려졌고. 싹이 났었다. 눈사람의 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