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여사 Aug 12. 2024

주문이 되어 버린 기도

평온함을 청하는 기도

좀처럼 한낮의 더위는 가시지 않는다. 성큼 다가오는 것 같았던 가을이 주춤하고 있다.

간절히 기다린다고 해서 오거나 그 간절함에 부응하는 계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때가 되면 오고 때가 차면 알아서 가버린다. 그저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받아들이라는 듯


삶도 그렇다. 어쩔 없는 것들에 대해 안간힘을 쓰지 말라고 가르쳐준 교과서는 바로 '현실'이었다.

그리고 '평온함을 청하는 기도'였다.




어쩔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어쩔 수 있는 것을

용기와


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구하는 기도문이 이제 입에 붙어버렸다.

누구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내가 나를 추스르고 다독이는 주문이다.


시끄러운 내 안의 소리를 잠재우고

생각이 만들어내는 온갖 분별망상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내 앞의 현실을 바라보라고


그러면 하루하루 기쁘게 살 수 있다고 가르침을 준다.

by  정 여사



작가의 이전글 쓰다 보니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