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반구의 자유
남반구에 왔다, 여름이라는 사실 하나로 너무나 감격스러운 곳 말이다. 남반구와 남극성과 남쪽의 것들은 북쪽에 위치한 형제들만큼이나 매력적이다, 북극성과 북유럽, 북극해의 섬들 같은 것들 말이다. 적도보다 조금 아래에 있는 곳에서 스리랑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같은 곳들을 생각한다. 여기는 언제나 내 동경의 장소였는데 누가 봐도 서핑을 하러 갈 것 같은 사람들이 공항에 길게 늘어서 있는 풍경 때문은 아니다. 물론 바다는 내게 몹시 중요하다. 발리의 짱구에 있는데, 여럿이 몰려다니는 서퍼들은 나 같은 외톨이에게는 위협적인 존재여서 아예 서핑은 하지 않고 조용한 곳을 찾는다.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습도와 더위인지도 모른다, 어디에든 런닝 셔츠와 속바지 하나만 입고 조리를 걸은 채 훌렁훌렁 추적추적 성큼성큼 소금쟁이처럼 돌아다니는 모습이 내게는 자유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실 남극과 북극에서는 불가능한 것이고, 적도 근처의 남반구와 몇몇 북반구에서 가능한 것이므로 언제나 이 도마뱀들, 벌레들, 온갖 무서운 것들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소를 필요로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