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를 넘겨야 돼
내가 주로 수영을 가는 시간은 오후 12시.
그 시간대에 수영장엔 주로 할머님들이 많이 계신다.
강습이 아닌 자유수영을 하는 탓에 딱히 사람들과 말을 섞을 기회가 많진 않은데
오늘은 이상하게 무려 할머니 세분과 대화(?)를 하게 됐다.
할머니 1: 답답하지도 않아? 뭘 그렇게 껴입고 다닌대 (어 저는 너무 춥던데 ㅠㅠ)
할머니 2: 아이구 엄청 말랐네, 날씬해. 가볍겠다 가볍겠어 (그래도 이렇게 숨가빠 하잖아요 ^^;)
할머니 3: 안가? (좀 쉴게요, 먼저 가세요) 고비를 넘겨야 해, 그 힘든 순간 고비를 넘기면 괜찮아져
그 중에 오늘 나에게 남는 교훈을 주신 할머니 3, 예전에도 배영 포즈를 알려주신 분이었다.
언뜻봐도 70대이신 할머니인데 숨 한번 가쁘게 내쉬지 않으시고 운동을 하신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도 이런 할머니가 되어야지.
지금부터 쭉 꾸준히 수영하면 나도 70대엔 그런 멋진 할머니가 되어 있겠지.
처음 수영을 시작하고 한참동안 자유형 숨쉬기 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25미터 한 레인을 끝까지 가는데 다섯번은 일어섰다가 간 것 같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원웨이 쯤은 거뜬하게 해낸다.
생각해보면 실력이 느는 순간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다.
그냥 조금씩 하다보니 어느 순간 할 수 있는 몸으로 바뀌어 있는거다.
그런데 조금 더 해보겠다는 마음이 없으면 항상 제자리다.
조금 더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조금씩 늘리다보니 조금씩 나아진다.
이제는 넥스트 스텝으로 넘어갈 단계인 것 같다.
원웨이가 아닌 1회 왕복 끊지 않고 해내기.
늘 원웨이를 끝내고 쉬는 습관 탓에 내 몸은 내가 할 수 있는 정량을
그 만큼으로 정해놓은 듯 하다.
숨 한번 크게 들이쉬고 왕복으로 돌아오기를 시도했다.
후반에는 숨이 딸려 물을 몇번 먹었지만 어쨌든 두세번 성공했다.
왕복 연습을 하니 평소에는 20랩도 겨우 채웠는데
오늘은 무려 30랩을 채웠다.
할머니3 말씀대로 고비를 넘겨야 한다.
쉬고 싶을 때 한번 더 하는거다.
그러면 지금껏 그랬듯 내 실력도 조금은 더 나아져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