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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갱 May 05. 2022

개망한 것 같지만 망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또 실수를 했다

아직 1인분도 못하는 3년 차이다. 

급하고 덜렁거리는 성격 때문에 종종 크고 작은 실수를 한다. 

메일 수신처에 팀원이 아닌 동명이인을 넣는다거나, 첨부파일을 까먹고 첨부하지 않는다거나, 엑셀에 수식 오류가 있다거나 하는 사소한 실수부터,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누군가가 곤란해진다거나 하는 큰 실수까지...


정말 다양하게 실수를 해왔고 또 오늘도 해버렸다. 그것도 두 개나. 



처음 실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정신이 번쩍 들고
당황해서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하고
심장이 뛴다


그리고 허둥지둥 수습에 나선다. 

어찌저찌 수습을 하더라도 한동안 정신이 멍하다. 한 30분은 쉬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지나고 생각해보면 실수한 그 당시에는 '개망했어! 나 잘리는 거 아냐?' 했던 것들이 그다지 아주 큰일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좀 혼날 수도 있고, 좀 쪽팔릴 수도 있는데, 또 막 내 인생이 망하는 그런 실수들은 아니다. 




회사에 오기 전까지는 크게 실패한 적도 없고 크게 실수한 적도 없어서 회사에서 처음으로 크게 실수했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내가 세상을 무너뜨릴 수 있는 능력자도 아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하면,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이긴 하다. 

하지만 '당황의 시간'을 최소화하고 내가 싼 똥을 얼른 치울 수 있는 깜냥을 장착하게 되는 것이 짬 찬 직장인이지 않을까?!


난 오늘 실수를 한게 아니고 (아니, 실수 한 것도 맞지만) 
'내가 싼 똥 빠르게 치우기' 스킬을 익혔던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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