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세종스포츠정형외과
파열일지 기록
7월 10일 (일) 오후 7시경 풋살 중 파열, 오후 8시경 인근 24시간 병원에서 초기 진단
7월 11일 (월) 오후 2시 반경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파열 및 수술 필요 진단, 바로 입원
7월 12일 (화) 오후 2시 아킬레스건 재건 수술
7월 14일 (목) 퇴원
전역 이후로 볼 차 본 적이 손에 꼽는다. 오랜만에 한 번 뛰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서 친한 형님의 제안에 흔쾌히 따라 나갔다. 그리고 역시 사람이 안하던 짓을 하면 위험하다는 걸 깨닫는 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ㅋㅋㅋ
두 게임 째 뛰는 중에 거의 원 샷 원 킬 하는 느낌으로 ‘빡’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같이 볼 차던 후배의 차를 타고 인근의 24시간 병원으로 향했다. 톰슨 검사? 아무튼 뒤로 누워서 간단히 진단 해보시더니 빼박 파열이라고, 여기서 입원 바로 하시거나 (주말이라서 당일 수술은 불가능 했다) 내일이 월요일이니 집 인근 병원으로 가셔서 입원하시거나 둘 중에 선택만하시면 된다고 했다. 아무래도 이런걸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찾아가는 게 좋을 거라는 판단에 반깁스 처치만 받고 목발을 받아 나왔다. 이렇게 간단한 진단과 처치, 목발까지 5만 얼마인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쿠팡에서 목발 2만원이면 사던데
일단 후배 덕분에 차를 타고 편하게 본가로 이동했고, 폭풍 검색 끝에 세종대학교에 캠퍼스에 붙어있는 세종스포츠정형외과가 족부로 유명한 것으로 보여서 내일 오전에 바로 방문하기로 정하고 대충 씻고 잠을 청했다.
오전 9시에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 전화해보니, 예약하고 오려면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하고, 당일 진료는 점심시간 이후 두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미리 가서 진 뺄 필요는 없을것 같아서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한시에 도착해서 대기번호 1번을 받고 기다렸다. 갈때 타다 넥스트(스타리아)를 불러서 갔는데 기사님이 중후하시고 친절한 중년 남성분이 오셔서 병원가는 길 긴장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어 좋았다.
원무과에서 대기번호 받을 땐 두시간 정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두시 십분 쯤에 바로 진료를 볼 수 있었다. 병원에서는 아무래도 늘 모든 것에 보수적으로 말해주는 경향이 있음을 참고하면 좋다. 그게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그들의 일이니까.
아킬레스건 관련 수술은 김진수 병원장님, 그리고 김상범 원장님이 유명해보이셨는데 결국 이것도 여러가지 표면적으로 드러난 콘텐츠를 근거로 하는 것일 뿐 결국 내 선택을 믿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진수 병원장님 수술을 희망했고,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한다. 최상급 표현으로 “이 쌤 진짜 수술 ㅈ같이 하네”(축구 하는 사람들은 다 이해하셨으리라)를 쓸 수 있는 발목 계의 쵸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병원에 계시는 다른 원장님들도 모두 대단한 커리어와 실력을 지니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병원에 방문하면 공장 컨테이너 벨브처럼 빠르게 모든 것이 진행된다. 영상의학과에서 먼저 엑스레이를 찍고, 바로 원장님 진료실에서 완파 판정을 받았다. 원장님께서 이건 자연 치유가 될 수 없이 똑 하고 끊어져버려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한다고 말하셨다. 그리고 나이에 비해 엄청 일찍 끊어졌다고, 평소에 운동 많이 하냐고 물어보셔서 뻘쭘했다. 거의 몇 년 만에 풋살 하러 갔다가 원 샷 원 킬 당한 거라 ㅎㅎ;;
입원 결정 후에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심전도검사, 초음파 검사가 진행되고, 입원을 위해 코로나 자가키트를 사와서 음성이 떠야 입원을 할 수 있다. 보호자도 필요하니 병원 입원이 예상 되시는 분은 갖고 있는 여분의 키트가 집에 있다면 미리 챙겨오는 걸 추천한다. 물론 바로 옆 편의점이나 약국에도 팔지만 좀 비싸니깐.
부수적인 이야기긴 하지만, 진단검사실에 계셨던 직원 분이 다른 분들에 비해 좀 많이 환자 대하길 귀찮아하셨다. 그 날 따라 좀 많이 피곤하고 지치셨나 보다 하고 넘어가긴 했지만, 진단검사실에서 마지막으로 제출해야하는 소변 담아와서 박스에 놓고 간다고 말 하는 데 대답도 안하고 쳐다보지도 않으시는 걸 보고 사실 좀 의아하긴 했다. 물론 그냥 그렇다는 것이지 해야할 일을 제대로 안 하시거나 하는 분은 아니셨다. 그냥 좀 더 즐거운 일들이 많이 생기셨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렇게 절차를 모두 마치고 바로 입원을 했고, 생애 첫 외과 수술이라 좀 많이 긴장이 됐다. ㅅㅂ 평생 깁스 한 적도 한 번도 없는데 째고 봉합하는 수술이라니. 하반신 마취에 수면마취까지 해야하는 거라 더 무서웠다. 그래도 병원과 쌤들을 믿는 수 밖에.
MRI는 모든 진료가 끝나고 난 뒤 저녁식사 뒤 시간에 찍는다. 특히 찍을 때 움직이면 안 되는 데, 내가 무의식 적인 경미한 근육 경련이 있는건지, 좀 시간이 오래 걸려서 죄송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안 움직인다고 안 움직였는데, 왜 근육이 지 멋대로 조금씩 움직인 건지 모르겠다. 진정한 멈춤이란 무엇인가… 뭐 이런 쓸데 없는 생각까지 해가며 겨우 겨우 찍었던 듯 하다.
수술시간은 다음 날 두시로 잡혔다. 자정부터는 금식을 해야한다고 해서 충분히 영양분 섭취를 하고 잤다.
전 날 MRI 사진을 보며 원장님이 간단히 설명을 해주시고, 조금 대기하다가 바로 수술실로 들어갔다. 하반신 마취가 되는 느낌이 겁나 신기한데, 언제 시작하려나 생각을 할 때쯤 눈 떠 보니 병실이었다. (?)
아침부터 무통 주사를 수액과 함께 계속 맞아서 그런지 마취가 깨고난 뒤에도 통증이 심하진 않았다. 하반신 마취는 정신이 들고 난 이후에도 세네시간 정도는 지속돼서,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정말 요상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하반신 마취가 깰 때 까지 밥을 먹을 수 없어서, 어머니가 사다주신 설렁탕으로 늦게나마 저녁을 먹고 쉬었다. 어떻게 하루가 지나갔는지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비몽사몽 하면서 수술 첫 날이 지나갔다.
수술 다음 날 첫 소독을 하면서 수술 부위를 봤는 데 정말 내가 예상한 것 보다도 더 적게 절개를 하셔서 깜짝 놀랐다. 봉합도 실로 꿰맨게 아니라 테이프? 같은 걸로 돼 있어서 신기했다. 그만큼 기술이 좋으시다는 거겠지. 대단하다.
오전에 수술 후 MRI를 한 번 더 찍고, 오후에 바로 사진을 보면서 설명해주시는데 수술도 잘 되었다고 이제 회복이랑 재활에만 전념하면 된다고 해서 맘이 좀 놓였다.
그나저나 이 날 아침부터 속이 좀 불편했는데, 수술 직후 부터 식사 후 먹는 약이 좀 안맞았던 탓인지 저녁 식사 이후엔 복통이 심해졌다. 원래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심해서 늘 속이 예민한 편인데, 수술 후 링겔에 무통주사에 항생제에 진통제 등등 다 때려 박으니 몸이 면역력이 낮아지면서 전체적으로 버텨내질 못했던 것 같다.
가스는 계속 차는 데 마치 변비처럼 빨리 나오질 않아서 복통이 심해졌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져서 간호사 쌤에게 증상을 말하고 온열 패드를 받았다. 좀 대고 누워있으니 신호가 와서 두 세번 정도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며 모든 걸 쏟아냈고, 이후 눈두더기에 알러지 반응, 그리고 오한이 생겨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겨우 호흡을 가다듬고 잠을 한 숨 자고나니 이번엔 고열이 찾아왔다. 보호자로 와준 여자친구가 옆에 없었다면 극심한 불안으로 상태가 더 심해졌을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그 날 저녁부터 온몸을 비틀며 고생했지만, 다음날 새벽까지 간호사 쌤들의 집중 케어를 받은 덕분에 다행히 아침엔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수액을 하나 더 맞고 잠을 푹 잔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는 아킬레스건 수술의 경우(다른 부위 수술 경우는 잘 모름) 바코패드라는 보조기 구매 착용을 권고하는데 입원-퇴원 기간을 고려했을 때 다른 제품을 구매해서 받기도 어렵고 중고를 구매하기도 어려워서 사실상 다른 옵션이 없다. 몇일 사용해본 결과 이 제품이 아킬레스건 치료 끝판왕이라는 건 인정. 하지만 가격이 55만에 달하고 비급여 보험처리가 잘 안되는(나도 이번에 보험사에 신청하긴 할건데 될지는 미지수다) 품목 중에 하나라서,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간호사 분들이나 다른 분들은 다른 보조기가 있는지도 잘 모르시고 그냥 정해진 메뉴얼대로 말씀하시기 때문에 보조기 관련해서 물어보고 싶다면 의사쌤 문진 하실때 물어보거나 아예 진단 받을 때 물어보는걸 추천한다. 같은 기능을 가진(각도 조절 기능만 있으면 충분하다. 에어 주입 기능 필요 없음) 다른 보조기 브랜드가 분명 있고, 가격대는 제일 고급 라인으로 사도 25만원 내외로 구매 가능할 것이다. 단, “각도 조절 기능”이 무조건 있어야 한다.
바코패드라는 제품을 비롯해서 모든 보조기가 의료기기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중고거래는 불법이 맞다. 다만 이 브랜드는 특히나 감시가 빡세서(22년 5월 부로 단속이 심해진것 같다. 업체에서 중고거래하면 의료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고 모든 커뮤니티에 공지를 돌렸고 그 이후로 매물이 싹 사라졌다.) 55만원 쌩돈 내고 사는 수밖에 없다. 아니면 25만원 내고 3개월 렌탈이 가능하다던데, 그렇게 되면 제품을 받는 루트도 달라지고 더 기다려야 되고 뭐 이래저래 3개월 이후에도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그냥 구매를 결정했다. 제품 자체 퀄리티는 매우 만족스럽고 재활을 촉진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더 할 말 많은데 참는다^^
뭐 아무튼 난 그렇게 내 생에 첫 외과 수술을 잘 마쳤다. 지금은 덤덤하게 쓰지만 정말 큰 부상을 당한 것 같아서 무서웠고, 실제로도 앞으로 남은 재활을 생각하면 큰 부상이 맞아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잘 이겨낼 자신이 있다. 아프거나 다치면 나는 나으면 그만이지만 주변 가까운 사람의 걱정을 사는 게 그렇게 미안하고 고마울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부모님께 나이 먹고 다쳐서 걱정시키고 신세지게 되는 일은 정말로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은 불효였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불편한 부분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만약 불편한 부분이 없다면 그 육체와 건강함에 감사할 수 있다면 더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 대한 리뷰는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했다. 좋은건 좋았고, 불편한건 불편했다고 적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 전체 비용도 절대 적게드는 편이 아니니 자신의 실손 보험 여부도 잘 체크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만큼 국내 최고 수준의 족부 시술을 받을 수 있다.
김진수 병원장님, 그리고 7월 13일 수요일 이브닝/나이트 타임 근무하신 간호사님들께는 특별히 감사함을 전한다. 다들 친절하심…
이 글을 쓰는 시점은 발목이 돌아가버린 뒤 8일째 되는 날이다. 퇴원 다음날 외갓댁 행사가 있어서 시골에 와서 맛있는 음식 먹으며 3일 밤을 푹 쉬었다. 아직은 수술 초기라 최대한 움직이는걸 피하고 가만히 있는 중이다. 수술 일자 기준으로 2주 뒤에 병원에 가서 실밥을 풀 예정인데, 차후 경과나 재활 과정을 더 올려보려고 한다.
참고로 병원 선택에 많은 참고를 하게 된 네이버 블로그 글이 있어서 아래에 첨부한다. 아킬레스건 환우들 모두들 행복하고 건강하고 하는 일이 잘 되길 바라며.
https://m.blog.naver.com/mjmj772/222703547364
그래도 빠르게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있었고,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의 도움에 감사한 마음으로 재활에 힘써야겠다.
-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