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는 집

이런 집이 있었어요..

by 조앤

한국에서 옛날옛적 유행했던 ‘쨍하고 해뜰날’이라는 노래만 생각한다면, '

해뜨는 집'은 분명히 좋은 집이어야 했다.

해가 뜬다는 건, 우리에게 인생이 풀린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어릴 때 듣고 흥얼거렸던 ‘해뜨는 집’이라는 팝송노래는,

내가 기대하던 해뜰 날의 의미가 아니었다.

그 노래 속의 해뜨는 집은, 기가 막히게도 막장으로 가는 집,

여러 어린 아이들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집이었다.


한편으로는, 나보다 더 힘든 집도 있구나 하는 마음에

묘한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애니멀스라는 이름을 가진

애절한 보컬의 목소리에

나를 겹쳐 듣던 시절이 있었다.


그 노래는, 나로 힘든 한 시절을 건너가게 해주던

작은 징검다리였다.

내 인생의 돌다리 하나였다.


어릴 때 학교 갔다와서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찬장에 있는 찬밥에 고추장을 비벼서 먹고 있던 내 모습이 선하다.

무서운 엄마가 없으니.. 맘 편하게 먹자

그러나 언제 들이닥칠 지 모르니.. 비벼서 빨리 먹자.

아~ 어쩌자고 이 두 마음이 지금 생생하게 올라오나..

그때가 언제적 일인데..


어린 시절 그 집에서 나는 이렇게 외로웠구나.
고추장에 비벼 먹던 그 찬밥의 맛이, 지금도 입안에서 되살아난다.

맛있게 먹었던 것 같았는데

전에 가끔 고추장에 맨밥을 비벼 먹어 보았지만,
그때 그 맛은 아니었다.


MMPI 다면적 인성검사 결과에서,

사회적 내향성이 가장 높게 나왔다.
혼자가 편함. 사회적 철수. 사람이 두려움.
기가 막히게 나를 정확히 설명해 주는 결과표였다.


해뜨는 집에서 살아남은 아이는,
그렇게 평생을 외로움에 갇혀 살아왔나보다.


https://www.youtube.com/watch?v=N4bFqW_eu2I&list=RDN4bFqW_eu2I&start_radio=1

(출처 : 유투브- 애니멀스 - The house of the rising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