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라라 라라라

페드라 - 같은 소리, 다른 세상

by 조앤

다 자란 언니는 어느 새 직장을 잡아

내곁을 떠났고

'김인순의 팝송다이알'은

내 차지가 되었다.

영화의 OST를 들려주던 시간이 있었다.

전에 언니가 알려준 '라라라 페드라'

'영화 페드라의 라스트 씬 OST' 이라며 둘이 숨죽이며 듣던..


언니가 떠난 중딩이 홀로 듣기엔

조금 무서웠다.

금지된 어른들의 빗나간 세상을 엿 본다는 두려움이었을까


소리로만 상상하는 무거움.

몇 몇 대화, 물소리, 대화, 자동차 시동거는 소리, 달리는 차소리, 남자의 독백,

음악이 나오고, 이어지는 오르간 소리, 계속되는 남자의 독백과 절규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어쩌구 저쩌구...... 페드라 페드라!

자동차의 굉음.. 그리고 정적.


뭔지 모를 묵직한 두려움과 함께

새처럼 가슴을 콩닥거리며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정적이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은 알았다.

슬플때 마다 그 음악을 들었다.


세상은 그래도 살 만하다는 말 한마디 건네 줄 어른이

그때 내게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최근에 유투브로 검색한 페드라의 비극적인 장면은

생각보다 더 무거웠다.

그 장면은 감독이 치밀하게 연출한 명장면이었다는데..

그 라라라가 바흐의 곡이었다니...

난 전혀 몰랐다. 유투브를 보기 전까지는..


그가 절벽을 달려 내려갈 때 나오던 음악이

시위하듯 울부짖으며 부르는 '라라라라 라라라~'가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의

메이저 BWV 540 이란곡의 한 부분이었다니..

바흐의 곡이 거기서 나오다니..

김인순 DJ가 분명 설명해 주었겠으나

내가 기억할리 없다.

들었어도 몰랐을 테니까..


지금 그것은 내게 또 다른 한 세계를 연결해 주고 있다.

평생 하나님을 사랑하며 모든 곡을 그분께 드렸던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곡을

세상에서도 허락되지 않은 불륜의 끝을 본

한 사람의 처절한 절규에 삽입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신에 대한 속절없는 항의였을까

아니면

인간의 추락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질서와 침묵 앞에 가져다 놓고 싶다는

절규였을까..


같은 소리를 듣고 있지만

다른 세상을 보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U0ZOf3zevc

(출처 : 음악 : 유투브-Phaedra, 대문그림 : 초록담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