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교육 ep.1|“중졸 하고 공장 갈래요”

그 아이와 나눈 진짜 대화

by 가은쌤의 단짠교육

"어차피 실업계밖에 못 가는데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 안 가고, 검정고시 보고 공장 갈래요."

그날, 중3인 그 아이는 내게 툭 내뱉듯 말했다. 마치 별것 아닌 것처럼. 하지만 그 아이의 눈빛엔 불안과 두려움이 짙게 깔려 있었다.

나는 담담히 물었다.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대해 제대로 알아본 적은 있니?" "아니요. 그냥 시험 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지금 학원에서 배우는 내용도 어려워하는데, 고등학교 검정고시가 그렇게 쉽게 생각될까?"

아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아차, 싶었던 표정.

나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갔다.

"공장 가는 거 좋지. 주야 교대 빡세게하면 대기업연봉 벌 수 있어. 그런데 요즘엔 대학 나와서도 공장 생산직 하는 사람이 많아. 그걸 알고도 중졸로 공장에 들어가려는 거야?"

"..."

"이력서를 냈다고 쳐보자. 중졸과 고졸이 있어. 회사는 누구를 뽑을 것 같아?" "... 고졸이요." "그럼 고졸과 대졸은?" "당연히 대졸이겠죠."

"그걸 알면서 왜 중졸로 취업하기.. 괜찮아?"

아이는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움과 함께 현실을 깨달은 듯했다.

나는 한 걸음 더 들어갔다.

"좋아. 그럼 중학교 졸업하고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고등 검정고시에 합격했다고 해보자. 그럼 너는 다른 친구들보다 2년이나 시간을 번 거야. 엄청 좋은 케이스지. 그런데, 그때가 돼도 지금과 같은 생각일까?"

아이는 말이 없었다. 나는 이어서 말했다.

"반대로, 검정고시 준비를 1년, 2년, 3년 해도 계속 떨어졌다고 해보자. 그럼 너는 같은 시간을 보내고도 여전히 중졸이야. 그때는 어때 보일까?"

그제야 아이의 표정에서 혼란과 고민이 동시에 묻어났다. 단순한 탈출이 아니라, 인생의 갈림길이라는 걸 느낀 듯했다.

나는 말했다. "공부가 어렵다고 인생까지 대충 살아선 안 돼. 공부는 여러 가지 길 중 하나일 뿐이야. 네가 좋아하거나, 잘할 수 있는 길을 찾으면 돼."

그리고 아이에게 숙제를 줬다.

"이번 시험 끝나면 주변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 조사해보자. 어떤 과가 있는지, 어떤 진로가 가능한지 하나하나 살펴봐. 그다음에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 돼."

아이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상담이 끝나고, 나는 조용히 생각했다.

교육자는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아이가 현실을 직면하고, 자신이 직접 인생의 방향을 설계하도록 옆에서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교육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