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두고 평안을 쥐었다.

25. 12. 14. 일요일 D+31

by 흩날림문고




일요일 아침,

발레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좋았다.


운동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건강을 얻는 과정을,

즐거워하며 기꺼이 따라갈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과정이 쓰지 않고 달았다는 것.

그것에 감사하다.




나의 일요일 아침 루틴은 이렇다.

발레를 하며 땀을 쭉 뺀 후,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빵과 홍차를 마시며,

딩고의 킬링보이스를 듣는다.


그 시간을 너무도 사랑한다.

한낮의 고요함과 평안함을 사랑한다.


그러나 어젯밤과

빵을 먹고 난 후의 시간은 그렇지 못했다.

나는 가끔 부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갈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분출되는,

수많은 생각의 고리들이,

버겁고 고통스러웠다.


가슴이 불안으로 두근거릴 때,

모든 걸 엎어버리고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다.

나를 지킨다는 명목아래,

내가 파괴되는 것을 보고 싶을 때.

오늘도 그랬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남자친구는 그런 나를 이해했다.

어쩌면 이해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들어주고,

내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말해주었다.


내가 더 크다 말해왔던 순간들이 무색하게,

그는 나보다도 더 큰 사람이었다.


참 고집스러운 나의 삶에,

나를 이해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가 있어,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평안을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