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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설계교육, 예우와 마지막 점검 사이에서

생애설계교육

생애설계 교육, 예우와 마지막 점검 사이에서     


생애설계교육을 하다보면 아주 자주 듣게 되는 표현이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받는 교육인데 좀 여유 있게 놀게 해주고 해야지 무슨 학생도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빡세게 교육을 시키느냐”

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여기서 애초에 타협되지 않은 교육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을 본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람이나 기관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제 멀지 않은 미래에 자신이 속했던 조직을 벗어나게 되는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어떻게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지를 교육을 통해 알려주라는 것이다. 그래서 늘 기관 측은 ‘변화’, ‘실용’ 등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     


이에 비해 정작 교육을 받는 쪽은 대단히 한가한 편이다. 별로 긴장감이 없다. 특별히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그냥 놀러오는’ 기분으로 교육을 신청한 참여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생애설계 교육을 해줄 수 있는 기관은 우리나라를 통틀어 봐야 대기업이나, 외국계, 공무원, 공공기관 정도가 전부다. 이런 곳을 다니신 분들은 개인적으로 큰 사고만 치지 않았으면 정년을 앞둔 시점에서 돈 문제로 고민을 하는 이들은 드물다. 그러니 마지막 교육이라 하여 풍광 좋은 곳의 연수원을 가면 ‘일단 좀 놀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퇴직을 앞둔 선배에 대한 예우라 간주하는 분들도 간혹 있다.     


인생2막 생애설계교육 중 한 장면


이 간극 사이에서 괴리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결국 교육을 진행하는 사람들이다. 애초에 설계자와 참여자의 시선 차이에서 오는 불협화음은 곧잘 교육에 대한 불만으로 드러난다. 이 교육이 노는 것이 아님을 강조해봐야 생각보다 잘 먹히지 않는다. 이전 선배들도 그랬고, 교육보단 즐거움이 우선이라는 암묵적 요구는 거세다. 간혹 교육 진행 시 집단적 불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전에 충분히 고지되었어야 할 교육의 성격을, 현장에서 다독이며 다시 전달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프로란 때로 ‘그런 불합리를 이겨내며 좋은 평가를 만들어’ 내야하는 존재이기도 한다. 다만, 조금만 더 교육의 목적에 대해 공유가 된다면 강사가 엉뚱한 것에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고 더 많은 에너지를 참여자들에게 쏟을 수 있게 될 것이니 이 점은 종종 아쉬움을 남긴다.     


확실히 해마다 교육 참여자들의 수준은 좋아지고 있다. 예전처럼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분들의 숫자도 점점 줄어든다. 다만, 

경제적으로 흔히 준비된 퇴직예비자들은 미래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지금 노력할 마음이 없는' 경우가 많다. 


충분히 벌어놓은 돈, 혹은 돈의 안전장치가 그들을 보호하리라 믿는 것이다. 하지만, 노년은 의외로 돈만의 문제가 아닌 것을 많이 보게 된다. 대개 그런 분들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다른 것들로 발목을 잡히곤 한다. 생애설계는 그런 위험을 미리 준비할 수 있게 해주는 교육이다.     


닥치기 전에 미래를 보는 이는 소수다. 돈의 문제가 아닌 삶의 태도가 많은 것을 결정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분도 소수다. 그래서일까? 정년까지 잘 오고도 이후의 삶에서 관심이 갈 만큼 잘 사는 이들도 결국 소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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