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픈 욕망이 다 허용되는 곳, 진정 헤븐인가.
천국: 하느님이나 신불(神佛)이 있다는 이상
(理想) 세계.
나는 무교다. 다만 궁금할 뿐이다. 이 생이 끝나면 다음 생이 있을까? 혹은 죽음의 다음 문턱에는 소위 종교인들이 말하는 천국이라는 곳이 있을까? 정도의 의문.
이번 생을 힘겹게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믿는다, 아니 믿고 싶어 한다. 천국에 도착하기만 하면 누구도 아프지 않고 누구나 사랑받으며 절대적 고통이 없을 것이라고. 이것이 진짜라면 그들의 믿음은 '희망적인 희망'이라 할 수 있다.
천국은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완전 소유’의 공간이 될 수 있겠다. 좋아하는 것만 쏙쏙 골라서 맘껏 누릴 수 있는 천국에서의 삶, 무엇이든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좋은 것들이 굴러들어 오는 소위 개이득의 삶. 주인이 밥먹여주고 산책시켜 주고 목욕시켜 주고 심지어 마사지도 공짜로 해주는 상팔자인 ‘개팔자의 삶’이 천국에서 가능한 것이다. 상상해 보면 꽤 매력적이고 평온한 삶이다.
무엇도 스스로 구할 필요가 없는 그곳, 천국?
하지만 과연 ‘스스로 구할 필요가 없는 상태’는 진정 이상적인 것일까?
이러한 천국은 과연 ‘영혼의 성장’에 필요한 곳일까? 세상 아무 노력 없이 마음껏 먹고, 마시고, 자고... 말 그대로 무한의 쾌락적인 삶, 이것은 종교에서 강조하는 ‘절제’에 반하는 삶이 아닌가.
그렇다면 무한 쾌락을 경계하는 종교가 어찌 ‘천국’이라는 쾌락의 동산으로 인간들을 인도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에 분명 우리가 상상하는 ‘쾌락의 무한리필’ 공간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천국은 아닐 것이다.
천국은 무엇일까?
종교가 있든 없든 우리가 상상하는 그 ‘완벽한‘ 천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희망고문은 피하고 싶으니까.) 그리고 그러한 평온함만 존재하는 천국에서는 오히려 영혼은 성장 없이 퇴화할 것이다.
누군가는 ”그까짓 성장이 필요한가? 그냥 즐기면서 살면 되지!“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고통과 좌절로 깎이고 다듬어진 사람들은 알 것이다. 힘들었던 그 과정 속에서 영혼은 돌덩이처럼 단단해지고 세상을 이해하는 마음의 시야가 넓어지는 성장의 뿌듯함. 온전히 자기 스스로가 구한 완전한 자유와 행복을.
‘무엇도 구할 필요가 없는 천국‘은 완성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 개척하지 않은 이 영혼 없이 밟고 있는 천국의 영혼들은 영원히 성장하지 못한 채로 ‘미완성’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