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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작희작 Jul 30. 2023

얼음

그리고 땡.

_냉하고 각진 너에게.


안녕,

혹독하게 차가운 곳에서 많이 추웠지?

형태 없이 자유롭게 흐르던 네가

어느 날 눈떠보니 작은 틀에 갇혀

차갑고 딱딱한 모양이 되었지.  


차가움에 벌벌 떨고 있었을 너를 생각하면

너무 안쓰럽지만,

더위에 지쳐있는 내가 더 안쓰러워서

너를 한 움큼 입안에 넣었어.


너는 곧 녹아버렸고

입안에서 사라지는 너에게는 미안했지만

내 더위도 사라지는 진한 감격은 어쩔 수 없더라.


그런데 말이야,

어쩌면 너는 나의 따뜻함을 만나 모양은 잃었지만

너의 본모습으로 돌아가는 해방은 얻었을 거야.


그러니 이제는 맘 편히 너를 목구멍으로 넘길게,

넌 정말 자유야.


“얼음,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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