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의 분별없이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느낀다면 조금 더 행복할까? 타인의 쓰디쓴 말에 상처를 받아도, 생각지 못한 질병에 고통을 받아도 이 모든 것들을 좋고 나쁨이란 ’분별없이‘ 모두 내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 좋은 것일까? 이에 대한 지금의 나의 답은 yes.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타인의 ‘그 말’이 자신에게 상처가 됐다는 것은 분명 그 말이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응어리를 건드린 것일 테다. 이런 류의 응어리가 없는 누군가는 ‘그 말’에 전혀 상처를 받지 않을 것이다. 고로 상처를 준 사람을 계속해서 원망하고 탓하며 내 안의 응어리를 더 키워나가는 것만큼 미련한 짓이 없다.
그렇다면 상처받은 나 자신의 응어리를 풀어주면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비교적 덜 감정적으로 응할 것 아닌가. 이 응어리를 풀어주는 비결은 머리로 이해하면 쉽고 행동하기에 어렵다. 바로 ‘마음껏 느끼기’다.
만약 누군가가 “넌 바보 같은 돼지야!”라고 이야기한다면 먼저 그로 인해 받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야 한다. ’ 마음이 아프다 ‘, ’ 짜증이 올라온다 ‘ 등의 감정 그 자체를 거부하지 말고 인정해야 한다. 만약 이 올라오는 자연스러운 감정마저 부정한다면 이후에 마음에 올라오는 감정들은 계속해서 억눌리고 시간이 흘러 오히려 그 모습을 더 왜곡하고 결국에는 자신마저도 제어가 불가능한 감당할 수 없는 형태로 폭발해 버릴 수 있다.
있는 그대로 감정을 수용한 후에는 그가 던 진 말의 표면적 의미가 아닌 그 속내를 까봐야 한다.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한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한 번쯤은 감정보다 이성적으로 분석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바보 같은 돼지’는 결코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들을 돼지우리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감정을 그대로 느껴라.
도망가거나 억누른다면
진짜 감정은 도망가고
영원히 자신을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