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생선 가시가 목구멍에 걸려 하루의 기분을 망친 날이 있다.
마음에 걸리는 일은 목구멍을 더한 온몸과 정신을 생선가시만큼 보일 듯 보이지 않게 조금씩 혹사시킨다. 무엇을 해도 집중이 안되고 흥미로울만한 것을 봐도 감흥이 없다. 온 오감이 마비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 ‘걸린 것’을 어떻게 녹여 사라지게 하는가? 그 답은 애써 삼키려 노력하지 않는 것일 수 있겠다.
걸려있는 생선가시를 삼키려 애쓰는 동안 가시는 더 목구멍 주변을 스크래치 낸다. 마치 살아있을 때의 그 날렵한 생선의 시절로 돌아가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듯.
마음에 응어리진 걱정과 고민 또한 억지로 삼켜버릴수록 걱정이란 괴물은 또 다른 걱정거리를 꿀꺽 삼켜 자신의 존재를 키운다.
걸리는 게 있다면
억지스럽게, 수고스럽게 삼켜내지 말자.
깊이 박힌 가시도 응어리진 고민들도 그것들만의 아스러질 시간이 필요하다. 삼킬 수 있는 정도의 부스러기가 되었을 때 그때 삼키면 되는 것이다.
‘걸린 것‘들에게 시간을 주어라. 그리고 그것을 최종적으로 삼켜낼 자신에게도 충분한 시간을 주어라.
그 기다림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