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파 무심히 주방 서랍을 열어보니 언젠가 사둔 고추참치캔을 발견. 뚜껑 위에 쓰여있는 2030년 4월 6일.
2025년 7월 28일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그때까지의 생존여부를 예측할 수 없다. 문뜩 이 참치캔의 유효기간이 부러워지는 찰나다.
인간이 통조림을 부러워하는 것은 보통의 일은 아니지만 인간의 생존 여부 또한 보통의 일이 아니다. 우리의 생존은 오롯이 자신의 의지 100프로로 연명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타인, 외부의 것들에 의해 섞이고 눌리고 가공된다. 마치 참치 통조림처럼.
바다를 자유로이 누리던 참치들은 통조림에 갇혔다. 누군가는 자유를 잃은 참치를 안타까워하며 참치김치찌개를 맛있게 끓여 먹고 누군가는 참치 통조림의 신선도를 부러워하고 있다.
'딸깍'
참치캔은 풍부한 기름의 자태를 뽐내며 자신의 맨몸을 드러낸다. 뚜껑이 열리는 순간부터는 급속도로 신선도는 떨어진다. 오케이, 먹어버리자. 이왕이면 신선할 때 아주 맛있게.
2030년 4월 6일이 되는 날, 나는 너를 먹어서 이렇게 건강히 연명했다고 중얼거릴 그날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