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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비 Jun 11. 2019

또 포르투갈로 떠난 이유

2. 나는 계속 포르투갈로 간다.

나는 2018년 2월~3월, 2018년 4월~5월, 2019년 2월~4월, 이렇게 세 번에 걸쳐 4개월 동안 포르투갈의 메인랜드, 마데이라 섬, 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아조레스 군도에서 때로는 관광객으로 때로는 현지인들의 친구로서 그들의 생활을 여행했다. 나의 여행 기록이 포르투갈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애정이 깊어지는 계기가, 포르투갈 여행을 앞두었거나 고민 중인 사람들에게는 용기와 응원이 되었으면 한다.


여행을 가고 싶어서 만난 포르투갈이었다. 이제는 포르투갈에 가고 싶어서 여행을 떠난다.


세 번째 포르투갈행을 앞둔 나는 주변인들에게 걱정과 만류 섞인 다양한 참견을 들었다. 유럽까지 가서 한 나라에만 있는 건 아쉽지 않겠어? 나도 포르투갈 가 봤는데 뭐 별 거 없던데. 차라리 스페인을 가 봐. 세 번씩이나 가서 볼만한 게 있는 나라인가? 등등이다. 내겐 여전히 무궁무진한 포르투갈이지만, 한국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도 하고 여행지로서의 입지가 아쉽기도 하다.


어느 한편으로는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나만 알고 싶은 포르투갈,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포르투갈, 이 사이에서 두고두고 포르투갈을 곱씹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통해 내가 4개월 동안 포르투갈을 여행할 수 있었던 이유와 내가 느낀 포르투갈의 매력을 이야기하고 싶다. 좀 더 많은 분들이 다양한 모습의 포르투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나는 유럽여행에 큰 기대가 없던 사람이다. 도저히 사람이 만들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정교한 건물이나 어마어마한 규모의 유적지에 가면 이것을 만들었을 사람들의 노고, 강요당했을 것 같은 헌신의 시간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진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면 이 작품들이 여기로 오기까지 어떤 약탈의 세월을 거쳤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내가 예술적 감각이 무디기 때문일까? 누구나 알법한 그림이나 작품들보다 아무렇게나 만들어진 듯한 보통 사람의 때 묻은 물건이 더 예뻐 보이고 끌린다.


그러나 간혹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장소, 건축, 작품이 생기면, 가기 전에 책도 읽어보고 가이드와 함께하기도 했다.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고 강렬하게 좋았다고 하기에도 어렵다. 미리 공부하면서 준비하는 시간도 설레었고, 여행이 이미 시작된 것 같아서 좋기도 했다. 하지만 여행 경험이 쌓일수록 준비 없이 훌쩍 떠나도 괜찮은, 그런 곳을 찾게 되었다.


서른 중반이 되고 나니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신선함을 좋아하면서도, 낯선 것이 주는 불편 때문에 긴장하면서 피곤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나에게 여행은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것이 아니면서도, 때로는 마음 가는 대로 해도 괜찮다는 것을 허락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가 되었다.


어딜 가도 익숙한 건물들과 넘쳐나는 사람을 피해, 내가 가본 적 없는 그 어딘가에서 이방인이 되어보고 싶어 떠났다. 여행에서 특별하게 느껴지는 그들의 일상도 사실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고 싶었다. 돌아온 내 일상 어딘가에도 특별함이 있다고, 이 정도면 괜찮게 잘 살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진정하게 말해줄 수 있었으면 했다.


나와는 다르게 살고 있는 것 같은 그들을 멀리서 관찰할 때나, 내 마음이 내켜 그들에게 다가가려고 할 때에나 늘 환영받을 수 있는 그런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사람들 사이에 섞이고도 싶고,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 있고 싶은 이 두 마음 모두 욕심내어 채울 수 있었으면 했다.


포르투갈에서는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


첫 포르투갈의 흔적들, 예쁘고 멋있게 찍을 생각 안 하고 그 순간 눈에 담고 싶은 것을 마구 찍었다.

대항해 시대의 포문을 연 나라인 포르투갈은 대서양으로부터 새롭고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인 역사가 이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가 되었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서로가 다른 모습을 하고, 상이한 문화적 배경을 가졌더라도 충분히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랜 시간 경험하며 살아왔다.


내가 만난 포르투기쉬들은 아시안인 나를 이상하거나 어색하게 여기면서 투명인간 취급을 한다거나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중국이나 마카오 사람들의 커뮤니티, 마켓, 식당이 대서양 한복판에 있는 인구 4천 여명의 플로레스 섬에서도 찾을 수 있을 만큼, 포르투갈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아시안들 덕분일까?


아시안 여자 혼자 소도시나 시골을 다니면 눈에 잘 띄긴 한다. 적은 수의 인구가 사는 곳에 못 보던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Olá"하고 인사를 하면 포르투갈어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Não pao português, desculpe.", "저는 포르투갈 사람이 아닙니다. 포르투갈 말을 못 해요. 죄송합니다." 하는 나의 말에도 어떻게든 나와 대화를 이어나가려고 한다.


나는 아시아권을 벗어난 여행에서 아시안 여성이 겪을 수 있는 별별 일을 다 겪었다. 그래서인지 나를 그저 그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주면서도, 이방인으로서의 나를 한없이 궁금해하는 포르투갈 사람들에게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포르투갈은 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포르투갈을 찾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가는 곳에서 실망하는 일도 많은 것 같다.


포르투갈을 여행한다고 하면 보통 올드 트램과 에그 타르트의 도시 리스본, 도우루 강의 동루이스 다리와 포트와인 와이너리로 대표되는 포르투를 떠올린다. 도시의 운치와 에그타르트, 달달한 포트 와인이 여행자들을 실망시키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유럽을 여행하는 것처럼 리스본이나 포르투에서 랜드마크, 성당, 박물관, 미술관 위주의 여행을 하게 된다면 기대와 많이 다를 수 있다.


처음 포르투갈을 선택할 때 나의 여행지 선정 기준은 치안, 영어 사용 가능 유무, 날씨였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유럽 내의 거의 유일한 나라가 포르투갈이었다. 포르투갈은 테러 위험, 난민 문제의 고민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여자 혼자 다니기에도 안전한 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유럽의 몇 안 되는 나라이다.


물론 전 세계 어디에서나 해선 안 될 일을 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혼자서 밤늦게까지 돌아다니거나, 대낮에도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다니는 일은 피해야 한다. 누가 봐도 비싸 보이는 물건을 들고 같은 장소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거나, 사람들로 붐비는 관광지에 소매치기를 대비하지 않은 채로 다녀선 안된다.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여자 혼자 다니면 겪을 법한 희롱당한 이야기나 나쁜 사람들을 만난 경우를 듣곤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의 대부분은 전 세계 어딜 가도 제일 무서운 우르르 몰려다니는 청소년들, 유럽 어디에나 있는 집시 혹은 이 나라로 온 이민자나 여행자들이었다.


포르투갈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곤란을 겪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편이다. 도와주고선 생색도 안 낸다. 교통카드를 이상한 곳에 넣고 충전을 하려고 하자, 길을 가던 현지인이 카드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주고 가던 길을 갔다. 고맙다는 말을 할 겨를도 없었다. 기차역 보관함에 문제가 있어 출동한 업체 사람이 여행객에게 출장비와 보관함 수리비를 요구하자, 지나가던 현지인이 화를 내며 대신 나서 주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가 넘쳐나는 곳이다.


그래서 이 나라에서는 내가 잘 모르는 곳에서 휴대폰 없이 혼자 있어도 두렵지 않을 수 있었다. 구겨진 얼굴로 나를 노려보는 것 같은 사람에게도 먼저 웃으며 인사했다. 나의 인사에 상대방의 굳었던 얼굴이 순식간에 바뀌고, 친절한 눈짓을 주고받곤 했다. 그렇게 매일 웃으며 다닐 수 있었다.


관광업이 이 나라 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국어가 있는 유럽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사용에 대해 개방적이다. 젊은 인구 대부분은 기본적인 영어를 구사한다. 리스본이나 포르투 같은 도시의 관광지구에서는 영어가 통용되는 편이다. 포르투갈로 은퇴 이민을 한 영미권 사람이 포르투갈어를 몰라도 이곳에서의 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보았다.


하지만 도시에서 멀어질수록,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영어와 점점 멀어지기도 한다. 그래도 문제 될 것은 없다. 포르투갈어만 사용할 수 있는 어느 식당에서는 요리사이신 할머니가 나와 대화하기 위해 집에서 쉬고 있던 손주를 불러왔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손주를 통해 내가 맛있게 잘 먹었는지, 불편한 건 없었는지를 묻기 위해서였다. 설령 영어로 소통할 수 없다 해도, 포르투갈 사람들과의 시간은 어렵거나 불편하지 않을 수 있다.


포르투갈 하면 날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보다 봄과 여름은 빠른 편이며, 겨울은 늦게 온다. 높은 산꼭대기를 제외하곤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일조량은 우리나라에 비해 여름엔 더 많고, 겨울엔 조금 더 적다. 계절이 바뀌는 즈음의 일교차는 우리나라보다 더 심한 편이고, 하루 동안의 날씨 변화도 잦다. 하지만 맑은 공기와 따뜻한 햇살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Lagos와 Portimao 사이에 위치한 작은 해안가 도시 Alvor의 프라이빗 비치로 향하는 길

유럽 사람들에게 포르투갈은 볕을 쬐기 위해 휴양 오는 나라이기도하다. 특히 남부 해안 도시들의 절벽은 지중해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남부 해안가를 따라 걷는 길은 2019년도에 유럽인들이 뽑은 유럽 내에서 가장 걷기 좋은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아조레스와 마데이라로 가면 된다. 이곳은 한 여름에도 최고 기온의 평균이 25도 정도이기 때문이다.


메인랜드의 절반이 대서양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어 리스본이나, 포르투와 같은 대도시 인근에서도 서핑을 할 수가 있다. 메인랜드를 따라 난 해변에서는 카이트 서핑이나 카약킹을 할 수 있고, 패러글라이딩이나 스카이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가격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더 저렴하기도 해서 부담스럽지 않았다.


리스본 인근의 세투발에선 카페리에서도 돌고래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신기했는데, 남부 해변 도시나 마데이라에 가니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는 투어 상품이 있어서 놀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조레스에선 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다. 대서양의 스케일을 느낄 수 있었다. 마데이라나 아조레스 모두 화산섬이기 때문에 다양한 난이도의 트레킹, 캐녀링은 물론이고 합리적인 가격의 해양 액티비티들도 경험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포르투갈의 유산들을 만날 때면, 조금은 쓸쓸한 마음으로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 포르투갈은 지금은 유럽 변방의 작고 가난한 나라이지만, 한 때는 영토의 100배가 되는 규모의 식민지를 확보할 정도로 강력한 국력을 자랑했다. 포르투갈의 유적엔 인간사의 흥망성쇠를 압축해 놓은 듯한 오랜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화려하지는 않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예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오래 전의 화려함을 그저 짐작만 할 수 있는 현재의 무던한 모습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곤 했다. 세월이 더 지나 이곳을 다시 찾게 되면 그때는 무엇을 느끼게 될까?

미처 다 짓지 못한 Batalha 수도원의 밤 풍경

내가 깊은 감동을 느꼈던 유적지는 주로 소도시에 있었다. 소도시마다 방문해 볼 만한 곳은 한 두 군데 정도인 실정이라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 대부분이다. 찾아가기에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차가 있으면 좀 더 수월하게 곳곳에 흩어져 있는 소도시들을 누비며 포르투갈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약간의 시간과 노력을 더하면 대중교통으로도 다닐 수 있다. 조금의 수고로움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는 곳들이 많다.


그래서 나에게는 4개월의 시간이 부족했다. 나는 아직도 포르투갈에 가고 싶은 곳을 많이 남겨두었다. 앞으로 포르투갈에 몇 번을 더 가게 될지 알 수 없다. 지금의 나는 그저 내 마음에 남은 포르투갈을 하나씩 꺼내보려 한다. 다시 가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앞으로 포르투갈에서의 시간을 이야기해 나가기 위해 여정 기록을 남기며, 주요 여행지를 간단히 소개한다.



1. 메인랜드, Mainland

포르투갈의 영토는 유럽 대륙에 위치한 내륙과 함께 북대서양의 두 개의 자치령인 마데이라(Madeira), 아조레스(Azores)를 포함한다. 육지와 섬을 구분하여 육지의 포르투갈령을 메인랜드라고 한다. 포르투갈 메인랜드의 대표 여행지는 수도인 리스본과 북부에 위치한 포르투이다. 이외에도 한국인들이 자유여행, 투어 상품으로 많이 가는 곳은 다음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리스본에서 당일치기

  신트라, 카스카이스, 에보라, 오비두스, 나자레


#중북부

  파티마, 코임브라, 아베이루, 코스타노바, 브라가, 기마랑이스


#남부

  라구스, 알부페이라, 포르티망, 파로


#산티아고 순례길


다녀온 곳엔 별을, 앞으로 가게 될 곳엔 하트를,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곳엔 깃발을 남겼다.


Penamarcor에서, 산과 평야가 어우러진 드넓은 땅을 바라보고 있자면 가슴이 탁 트였다.



2. 아조레스, Azores

포르투갈 서쪽의 북대서양에 위치한 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화산 군도이다. 메인랜드로부터 1500km 정도 떨어져 있어, 시차가 1시간 느리다. 아래처럼 동부, 중부, 서부로 구분하며 이 섬들은 약 560Km에 걸쳐 분포되어 있다. 동부, 중부, 서부 사이를 이동하려면 비행 편을 이용해야 한다. 성수기에는 배가 다니기도 한다. 동부에서 중부까지 10시간 정도, 중부에서 서부까지도 10시간 정도 걸릴 정도로 이 섬들 사이의 거리는 가깝지 않다. 섬마다 각기 다른 모습의 자연을 자랑한다.


#동부

상 미구엘(Sao Miguel) 섬, 산타 마리아(Santa Maria) 섬


#중부

파이알(Fial) 섬, 그라시오사(Graciosa) 섬, 피쿠(Pico) 섬, 상 조지(Sao Jorge) 섬, 테세이라(Terceira) 섬


#서부

플로레스(Frolres) 섬, 코르부(Corvo) 섬


동부의 산타 마리아섬, 중부의 그라시오사 섬과 상 조지 섬을 제외한 6개의 섬을 다녀왔다.

아조레스 섬과 섬 사이를 오가는 유일한 항공편인 Sata airline,  난생처음 80인승과 36인승 정원의 비행기를 탔다.
아조레스에서 제일 작은 Corvo 섬의 칼데이라에서 만난 대자연에 깊이 감동했다.



3. 마데이라 Madeira

마데이라는 지리상으로 아프리카 대륙에 훨씬 더 가까우며, 망고나 바나나 등의 열대 과일도 난다. 유인도인 마데이라 섬과 포르투 산투 섬 외에 2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화산 제도이다. 마데이라섬은 호날두의 고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네수엘라 난민들의 유입이 늘어나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다고 한다. 2018년 3월에 다녀오고, 2019년에도 다시 갈까 하다가 1년 사이에 확 바뀐 푼샬 시내 분위기에 우선은 마음을 접었다.

마데이라 섬의 수도인 Funchal을 뒤로하고서, 산 꼭대기까지 집으로 가득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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