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자연으로의 시점 전환

영화에 주관적 의미 부여하기

by 가현달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포스터


영화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이렇다. 산골에 위치한 마을에 어느 날 글램핑장 설명회가 열린다. 도쿄에서 연예기획사를 하는 회사는 지원금을 받을 목적으로 마을 주변에 글램핑장을 만들려고 한다. 마을의 우호적인 도움을 얻고자 회사 측의 타카하시와 마유즈미가 마을에 대해서 잘 아는 타쿠미를 설득하기 위해 찾으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들과 시간을 보내던 타쿠미는 딸을 데리러 가는 시간에 늦어버리고, 딸이 홀로 숲을 지나다 실종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틸컷


결말에 대한 해석


나는 영화를 보면서 결말이 각보다 명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명확한 것을 복잡하게 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진다고 느꼈다.


만약 누군가 길에서 들개를 마주쳤을 때 공격의 위험을 받는다면 함부로 뒤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들었다. 그래서 들개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상태에서 등뒤를 보이지 말고 아주 천천히 뒷거름질을 치라고 배웠다.


영화에서 하나는 총에 맞은 사슴을 마주한다. 하지만 실종되었던 하나는 사슴을 위협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사슴에게 다가가려고 시도한다. 바로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하나의 아버지인 타쿠미와 도쿄에서 온 타카하시가 그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경험이 없는 타카하시는 그 순간에 개입하려고 하지만 타쿠미는 그것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것을 아는 것이다. 만약 하나를 부르는 경우 그 소리가 사슴을 더 자극할 수도 있고, 소리에 반응하는 하나가 뒤를 돌아보게 되면 바로 하나의 등뒤가 무방비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사슴의 뿔로 공격을 받게 된다면 등뒤에서 공격당하는 게 훨씬 위험해 보인다.


결국 타쿠미는 순간적인 판단하에 타카하시를 기절시킨다. 영화의 마지막쯤에 타카하시는 잠시 기절한 상태에서 깨어 비틀비틀 걷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나는 타카하시는 기절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타쿠미는 타카하시가 어설프게 상황에 개입하기 전에 재빠르게 기절시켜 저지하고, 조용하고 차분하게 기다리다 사슴에게 공격당하고 난 후 바닥에 쓰러져있는 하나를 안고 달려 나가며 영화는 끝나게 된다.


타쿠미의 행동은 사슴의 습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하나를 가장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각한다.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틸컷


인간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해석이 어렵고 복잡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 계속 보여준 것처럼 우리의 시점을 인간에서 대자연으로 바꿔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점 변경을 위해서 영화가 시작할 때 아주 긴 시간 숲을 비춰준다. 그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지만. 그 긴 시간을 통해서 영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점이 전환되길 바라는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한다.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틸컷


다시 말해서 대자연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결말은 지극히 단순하다. 잡한 이유는 없다. 지 복잡하게 해석하고 싶은 인간들이 있을 뿐이다.



마무리하며


내가 생각하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의 의미를 설명하면 이렇다. 악이라는 것은 인간이 의미를 부여해야 성립되는 것이다. 만약 사슴을 공격하는 사자 있다고 하자. 여기서 인간이 사슴의 편에서 의미부여를 하면 사자는 악이 된다. 하지만 대자연의 입장에서 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자는 단지 생존을 위해서 본능대로 행동을 뿐이다. 결국 제목의 의미는 대자연으로의 시점 전환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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