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남들이 어떻게 잘 사는지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요즘 세상은 남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게 만든다. 어떨 때는 친구들의 무모하고 대단한 결정을 존중하다가도, 또 어떤 때는 그들이 내가 꿈꿔왔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으면 부러워하고, 그러다 내 단조로운 생활과 비교하며 우울해지기도 한다. 아마 대부분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경험 아닐까.
지인이 이직을 했다던가 승진을 했다는 건 질투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도전과 용기, 실행력이 존경스럽고, 동기부여가 되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나랑 비슷한 길을 걷고 있지만 한 발 더 앞서가고 있는 사람들은 더 응원하고 나도 그 길을 얼른 따라가고 싶어진다.
나랑 사이도 좋았고 앞으로도 응원하고 싶은 내 전 매니저는 같은 회사에서 9년 넘게 있다가 2년 전 Perplexity 라는 LLM 스타트업 중 하나로 이직했다. 너무 멋있는 결정이었고, 굉장히 아쉬웠지만 잘되길 바랐다. 내 팀원들이 하나 둘 나가는 건 신입사원일 때부터 지금까지도 아쉬운 적 한 번 없었는데, 내 전 매니저가 나간 건 당시 신입사원이었던 나에게는 정말 슬펐던(?) 기억이이었다. 몇 달 전 사무실로 찾아갔는데, 역시 스타트업은 일과 삶을 지금 당장은 회사에 바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 안정적인 대기업과 다르게, 매일 성과를 내지 않으면 잘릴 수 있는 세상이라고. 9년 넘게 한 회사에 있었으면 그냥 계속 한 자리에 버티고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그 길고 안정적이 었던 생활을 뒤로하고 스타트업을 간 건 정말 도전이었을 거고, 그 용기가 존경스러웠다.
하지만 지금 내 삶이 단조롭고 불만이 생길 때,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이 아닌 것 같다고 느낄 때, 남이 내가 꿈꿔왔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고, 나는 그런 도전의 용기가 없다고 느낄 때, 부러움과 함께 질투가 난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었는데... 저들이 살고 있네.” 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드문드문 공유하는 해외 여행도 누군가에게는 그들의 삶을 깎아내리는 칼이 된 적도 있었겠지. 나는 그냥 그 당장의 행복한 순간을 남기고 싶어서 올린 것뿐인데도 누군가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분명 어떤 사람들은 “쟤는 저렇게 돈을 저리 써대면 나중에 후회할걸.” 하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나도 지금 내 삶이 재미없고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 누군가가 자신의 꿈을 찾아 도전하고 있는 걸 보면 그렇게 생각할 테니까.
사람이 질투를 느낄 때 하느 행동 유형은 대충 둘로 나뉘는 것 같다.
첫 번째 유형은 아예 소셜미디어 앱을 삭제하는 사람. 남의 삶을 안 보면 본인 삶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까. 나도 몇 번 그랬다. 특히 학생 시절에는 질투 뿐만 아니라, 심각했던 Imposter Syndrom과 함께 그냥 인스타그램에 시간을 너무 많이 써서 삭제했다가, 또 자랑하고 싶은 게 생기면 다시 다운받기를 반복했다.
팔로잉과 팔로워 숫자가 동시에 내려갔다가 다시 동시에 올라가는 걸 몇 번 보고 나만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 계정을 비활성화했다가 다시 활성화하면 나타나는 변화겠지. 개인적으로는 계정 비활성화도 하나의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서도 인스타그램이 카카오톡의 메신저 역할을 어느 정도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과 교류가 줄어들면 또 아쉬울 때가 있더라.
두 번째 유형은, 그 질투를 유발시키는 사람의 인스타그램을 염탐하면서 뭐라도 깎아내릴 구석이 있는지 찾는 사람.
“언제 잘릴지 몰라, 요즘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데.” (반박 불가 :(( )
“사업은 지금 잘돼도 끝까지 가봐야 알아.”
이런 생각들?
나도 최근에 그런 생각을 하는 내 스스로가 좀 한심하더라. 내가 어떻게 생각한들,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사느라 바쁘고 그들만의 고민도 있을 텐데 왜 내 소중한 시간을 그런 데 쓰고 있나 싶었다.
며칠 고민해서 내린 결론은, 지금 내 삶이 불만족스러우니까 남들의 인생사에 관심이 가는 건가 싶었다. 남들을 보면서 괜히 비교도 하고, 그러면 정작 내 삶을 돌아보질 않으니까 더 악순환이 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고등학교 때 즐겨 쓰던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본인의 삶을 되돌아보며 앞으로를 열심히 살고 남들의 삶도 응원하는 그런 멋있는 사람들이 모여 멋있는 세상에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