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키 Sep 16. 2019

피톤치드 가득 머금은, 제주도 여행 일기-1

비 오는 제주를 가보셨나요

[제주도 여행 브이로그 함께 보기!]

https://youtu.be/8ULWoUtKzL0


여행 메이트 여진상과 함께 제주도 4박 5일을 다녀왔다.

대한항공, 왕복 12만 원, 아침 8시 출발 비행기. 시작부터 완벽하다.

전날까지 태풍이 와서, 비행기가 뜰지 살짝 걱정했지만 노 프라블럼이었다.

문제는 제주도에서 비를 끌고 다녔다는 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비 오는 제주도가 은근-히 더 좋았다.


제주도 여행 10회 차 제주 선배님과의 함께한 여행이기에

이번 여행은 더 알짜배기였다고 해야 할까.

친구가 여러 번 가 본 정말 좋은 곳들 위주로 소개해줬다.

이 포스팅에 나오는 관광지와 음식점들은

정말 좋고 맛있어서 올리는 것이니, 믿고 한 번 따라가 봐도 좋을 것 같다 :)


자, 첫날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이야기해볼까.



DAY1.

제주에 살어리랏다, 첫째 날: 비 오는 제주도 좋네.


[여행코스]

고객식당 ->협재해수욕장 ->풍림다방 ->비자림 ->홀라인 ->칠돈가 ->숙소



오자마자 배고픈 점심시간이라, 동문시장 쪽 추천받은 갈치조림 집 #고객식당 에 왔다.

진짜 맛있다 양념 밥도둑.. 갈치가 싱싱해 통통 바다향 머금고 양념도 머금고 잘 조려졌다.

밥을 든든히 먹고 나왔는데,

비가 많이 와서 결국 우비를 샀다.

한 번 오고 그칠 비가 아니기에, 일회용 말고 더 튼튼한 우비를 샀다.

이번 여행에 우비 아니었으면 못 돌아다녔을 듯.


#협재해변

비가 와도 여기는 에메랄드 바다로구나.    

노란색 우비 입고 낚시하시는 아저씨 시선강탈. 에메랄드 바다와 찰떡이시다.

도착한 지 얼마 안 돼서 비 맞아도 에너지가 넘친다.


그다음 코스로 여행 메이트 그녀가 노래를 부른

비엔나커피 맛집, 맛있는 풍림 브뤠베를 맛볼 수 있는 #풍림다방


제주도 와서 유일하게 웨이팅 한 곳. 그래도 15분 만에 들어갔다.

크림 들어간 단 커피는 잘 안 마시는데, 바닐라 빈도 들어가고 크림이 부드럽고 맛있었다.

아래에 깔린 커피 자체도 맛 좋았고.


밖에는 비가 추적 추적 오고, 달콤한 커피 한 잔 마시니 노곤노곤.

다만 비 오는데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느긋하게 즐길 순 없었다.

                            

내 빈티지 꽃무늬 셔츠는, 앞으로 절대 안입으려고 한다. 하하하하하


비가 와서 모든 일정을 변경을 했는데, 그나마 숲이 괜찮을 것 같아서 #비자림 에 왔다.

비 오는 날 숲 걷는 게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사람도 없고, 새소리 빗소리, 녹음도 짙고, 추 척추적 비도 오고,

기분 좋게 질퍽해진 바닥을 조용히 걸었다.

비자나무 냄새가 정-말 좋았다.

이런 향수 없을까? 풀냄새 + 민트 + 허브 냄새가

다 섞인 청량하고 마음이 안정되는 향기.

                               


촉촉한 숲 산책을 마치고

캠핑용품 구경하려고 평대 #홀라인 에 들렀다.

세일하는 모자 겟. 그놈의 캠핑 바라기.

너무 예쁜 게 많아서, 지갑이 설레어했다.

(그만 두근거려 백수야!)

                                      

그렇게 모든 일정이

평화롭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역시 순탄하게 진행되면 내가 아니지, 차가 진흙에 빠졌다 ^^.

#오브젝트늘 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주소도 이상하고 길도 이상했다.


어떻게 가는 건지 모르겠어서 헤매다가 지름길처럼 보이는 곳에 들어갔는데,

엄~~~~청 질퍽한 진흙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차 앞바퀴가 빠져서 헛돌기 시작했다......

비는 비대로 오고, 정말 지저스크라이스트.

어디서 본 건 있어서, 내려서 차도 밀어보고 바퀴에 뭐도 대보고

차와 온몸에 진흙을 범벅하면서, 내리는 비를 맞으며 생쇼를 다 했다.

둘 다 핵 다황.

.

.

.

결국 렉카를 불렀다.


더 웃긴 건, 우리를 구하러 온 렉카도 빠졌다

그래서 또 다른 렉카가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 또한 추억이 되는거지)


둘 다 완전히 지쳐서

다 때려치우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바로바로 그 유명하다는 #칠돈가

처음 먹어 본다.

뭘 먹어도 맛있을 공복 상태였기도 했고, 칠돈가는 명성만큼 맛있었다.

웨이팅 없이 별관 가서 맛있게 먹었다.

둘이서 2인분 먹으니까 배 터질 것 같았다... 찌개는 좀 짰다.

                                  


지치고 더럽혀진 몸을 이끌고....

내가 픽한, 앞으로 이틀을 묵을 숙소 #토투가 #토투가스테이 (tortuga) 에 도착했다.

깜깜해진 저녁에 도착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완전 감동.....

내일 아침에 저 큰 창문 밖으로 얼마나 멋진 바다가 보일까!

심플하게 딱딱 맞아떨어지게 디자인된 내부 공간,

콘크리트가 있어도 전혀 차갑다는 느낌이 없었다.

구석구석 감각 있게 신경 쓰신 부분이 많았다.


들어가자마자, 웰컴 인사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런 호스피탈리티 참 좋다.


세워져 있는 책들과, 방명록과. 그냥 놓여있는 것도 아니고 일부로 살짝 비틀어 자연스럽게 배치해두셨는데

그런 요소들이 이 공간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내일 아침 직접 원두를 갈아서 커피를 내려 먹을 수 있도록, 맛있는 원두와 드리퍼도 준비되어 있었고,

컵, 와인잔, 식기들도 어찌나 예쁘던지.

나중에 내 자취방은 이런 식으로 인테리어 하고 싶다 흐흐.

정말.... 너무 내 취향저격.




감동은 잠시 그만 하고, 몸이 너무 진흙투성이라

일단 씻고 하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뜨신물로 샤워 싹-하고

뽀송한 침대에 올라가서 맥주 한 잔 하며 하루 마무리.

완전 노곤 노곤해진다.

요즘 우리가 빠진 #멜로가체질 10화 보면서 잠들기.


여러모로 역사적이었던, 첫날.



DAY2.

제주에 살어리랏다, 둘째 날: 아마 올해 마지막 바다수영


[여행코스]

울트라마린 ->프란츠스토어 ->곶자왈 ->맛있는폴부엌 ->우무 ->곽지해수욕장 ->봉성식당 ->숙소



둘째 날 아침.

여전히 비는 오고, 바다는 흐리다.

블루투스 오디오로 잔잔한 음악 틀어 놓고, 커피 내리기.


숙소에서 미리 준비해주신 드립 커피.

어떤 원두인지 커피가 엄청 맛있었다.

그라인더로 커피 가는데, 맛있는 커피 향이 솔솔.

창밖 바라보면서 눈 뜨자마자 커피 타임.

     흐려도 예쁘다.               

2권의 책을 가져왔는데,

읽다만 여행의 이유를 펼쳐 들었다.

 

원래는 파아란 바다인데, 비가 와서 흙탕물이 섞여있다.

숙소 바로 앞바다.

토투가에서 사는 행복이

항상 저 자리에 앉아 있는다.

비도 다 맞으면서

토투가 카페에서 먹은 조식.

인당 1만 원. 훌륭하다.

빵도 맛있고, 채소도 맛있고, 직접 만드신 것 같은 무화과 잼도 훌륭하다.

바에 앉아서, 숙소 주인분이랑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정말 너무 우아하시고 유쾌하신!

    그리고 조금씩 돌아오고 있는 제주의 하늘.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제 둘째 날을 시작한다.     


카페 #울트라마린

그냥 한 번 가볼만한.

개인적으로 큰 카페는 별로 감흥이 없다.

사람은 없었다 별로 ㅎㅎㅎ. 갑자기 하늘이 환상.


궁금했던 소품샵 #프란츠스토어 #franzstore

아기자기 구경할 게 많았다, 그리고........ 꽂혀버린 신발이 있어서 사버렸다.


움직였더니 배가 고프다, 오늘의 점심은 #맛있는폴부엌

아직 휴가 이거나, 추석적이라서 문 닫은 곳이 꽤 있었다.

평범할 것 같은데...? 하면서 의심반으로 온 곳.

딱새우 취나물 크림 파스타 대에에에에에에에에박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바닥까지 긁어먹을 뻔.

아주 자알 먹었다.

먹방 삼매경

비는 여전히 오다 말다 오다 말다.

그래서 소화도 시킬 겸 또 숲으로 왔다.



#곶자왈

어제 갔던 비자림보다 더 나무가 낮고 산책로를 감싸고 있는 느낌.

좀 더 날것의 느낌.

우거진 나무 사이로 삼림욕 충분히 하면서 걷기.     

                   

그리고 내가 또 이런 디테일과 위트를 좋아하지.

제주도는 돌이 많아서, 돌로 만들어진 디테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ㅎㅎ.

자전거 거치대도 돌로 만들어진 걸 보고 또 감탄.

편의점 문 손잡이에 붙어 있는 당깁서예도.

곶자왈 안내센터 후문에 쓰여있는 유쾌한 손글씨도.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여름은 끝났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과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 바다 수영을 하기로 했다.


#곽지해수욕장

슬슬 해가 지려는 타이밍에 들어가니까, 더 좋았다. 바닷물이 반짝반짝.

곽지해수욕장은 바닥에 큰 돌이 많아서, 다리에 상처가 많이 생겼다. 아파.


수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just two of us


구조 요청 아니고 노는 건데

살려 달라는 것 같군.

 

              

뭐 요즘 유명하다는 푸딩 #우무

30분 이내에 먹으라고 했는데, 노느라고 30분 지나고 먹으니까 푸딩이 거의 물이 되었다.

맛있긴 한데, 그냥 한 번 먹어 볼 만.

보라카이 아니고, 제주도


짧고 굵게 놀고, 노을 지는 하늘 바라보기.

        

물 안에 있으면 일렁 일렁

몸의 무게를 느끼지 않는 것이 이리도 자유로운 기분이라니.


역시 물놀이는 배고파............

온몸에 소금물과 모래를 머금고 저녁 먹으러 간다.

여진이가 김나영 유튜브에서 봤다는 #봉성식당

오늘도 오겹살!


여기는 묵은지와 고사리를 주는 것이 특징인데, 배가 좀 덜 고팠나..... 고기 맛은 평범했다.

배고플 때 먹으면 맛있다고 했을 것 같긴 한데..

칠돈가가 더 맛있다. 사진도 없구려.

오늘도 엄청 잘 자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36도 폭염 강행군, 제천 자드락길 트레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