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창문에 매달려 요동치 않던
파리 한 마리
추운 겨울 어찌 내 방까지 들어 왔는지
몇 번이고 잡을락 고민하다
그냥 두었다
언젠가 때가 되면 날아가겠지
그러기를 일주일
오래 버티는 파리
그러다 갑자기 한순간
내 안으로 넘어오는 자그만 걱정 하나
“내 방엔 먹을만한 거리가 별로 없을 텐데
모기도 아닌 파리는 나를 먹이로 삼지 못할 텐데
그러다 굶어 죽을 수도 있는데
쓰레기통에 가득한 종잇조각들
먹을거리 찾기가 쉽지 않을 텐데”
아침에 일어나 창문에 매달린 녀석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던지기 시작한 지 벌써
며칠
어느 날 아침..
뻣뻣하게 미이라처럼 말라버린 녀석이 있던 곳은
창문 위가 아닌
창문 밑
파리조차 먹을 것이 없는 내 방
작은 녀석이 생존할 최소한의 잉여 음식도
제공하지 못하는 내 방
그 방에 여전히 살아있는
나
그러나 그것도 한 때 이리라
누군가를 위한 식량을 내어주지 못한 내방
언젠가 나를 위한 식량도
그렇게 허락되지 않으리라
박제된 파리가
내게 많은 생각을 강요한다
오늘 그의 장례를 치르며
더 많은 생각이 찌꺼기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