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시를 읽었던 까닭은
“시 속에 하늘이 숨어있지는 않을까?”
라는
서글픈 희망에서였다
그러나
맨 처음
내 속에서 일어났던
희망 속에 끝끝내
미적이며 꿈틀대던
검정 빛 한숨이
시 속에 숨어있을 법도 한
하늘을
어김없이 강간해 버렸다
내가
시 속에서 하늘을 읽고자 했던 뜻은
무엇인가?
내 이성의 허약함이
끝내 심약한
센티멘탈리스트의
심장을 등장시켰기 때문인가?
서글프게 하늘은
아무 데도 없었다
딱 하나
그런대로 하늘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바로
하늘을 보아야만 하겠다는
나의 가난한 희망에서뿐이었다
이제 나는
시를 읽지 않는다
하늘이
시를 품고 있지 않아서이다
이는
시가 하늘을 담고 있지 않다는 말과는
다르다
하늘은
내 초라한 희망 속에서만
벗겨진 여인네의
마알간 속살처럼
얼굴 붉히고 있다
이제 내게
유일한 작업은
매미(賣美)가 되어버린 하늘을
찾기보다
보지 못한 하늘을
그리는 일
뿐이다